나무는 꽃과 이별하지 않는다

나무를 뛰어내리는 꽃들

by 수요일

나무는 꽃과 이별하지 않는다



나는 어른이라 칭얼댈 수 없다.
울먹일 수 없다. 꽃처럼 바람에 놀라
까불거리며 웃을 수도 없다.

네가 꽃이라면 나는 나무.
가지 끝에서 말갛게 찰랑이는 너를 보며
앞으로도 몇 번째일지 모를 나의 봄을
일생 단 한 번뿐인 너의 봄을 위해
꽃바라지 하는 것이다.

너의 시간은 오직 봄이라면,
나의 시간은 오직 무채색.
겨울 바람은 꽃을 흔들지 않아.

꽃은 나무에 닿아도
나무는 꽃에 닿지 않는다.
꽃은 나무와 이별해도
나무는 꽃과 이별하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
햇살도 물도 바람도 다 내어주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흩어져 내리는 너의 봄날을
아프게 보내주는 것이다. 이리도.

#스치는것들은그리울틈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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