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물은 식지 않고

주전자를 데운다

by 수요일

커피 물은 식지 않고

두번째 잔의 커피를 타려고 보니
물이 아직 미지근하게 주전자를 데운다
주전자 껍데기가 이렇게 따뜻하면
물은 커피에 녹아들어 따끈하게
목을 넘어갈 정도다.

나는 미지근하게 살았으나
그의 마음에는 따끈하게 기억되고 있을까
그는 불꽃처럼 살았으니 이제
누구를 품어 뜨겁게 타오르고 있을까
모를 일이다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저마다의 온도로 누군가에 닿았다가
저마다의 속도로 먹먹히 식어가리라.
그냥,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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