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꽃 향기
단장(丹粧)과 단장(斷腸) 오얏꽃 향기를 읽고 단장은 꾸미고 치장을 한다는 뜻도 되지만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뜻하기도 한다. 정숙의 소설 오얏꽃 향기는 단장의 이야기이면서 또한 단장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은 참 많이 있었다. 그 중 특히 대표적인 사극이 대장금. 무게만 잡던 기존의 사극 스타일에 캐주얼적 이미지가 들어간 게 이때가 아닐까. 음식을 소재로 한 구중궁궐의 이야기. 시청자는 음식은 음식대로 즐겼지만, 그보다 스토리에 더 몰입하며 매회 많은 눈을 티브이에 매달았다. 오얏꽃 향기는 분구, 즉 화장품이 소재이다. 대장금의 셰프 대신 오얏꽃 향기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주인공인 셈이다. 우리는 오얏꽃을 배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오얏꽃은 배꽃이 아니라 자두꽃이고 조선 왕가의 문양이었다. 오얏꽃 향기의 주인공 이름은 자두이다. 자두와 이영, 미령과 유귀인. 단장의 대결 구도는 자연스럽게 얽히고설키며 애끓는 스토리로 몰아붙인다. 러브 라인은 과하지 않으며 애끓게 전반을 흐른다. 그리고 어느새 결말. 이렇게 순식간에 600여 페이지의 끝을 잡고 난 후 내 눈엔 눈물이 차오른다. 내 속이 다 타버린 것처럼. 코로나와 삶과 고독한 현실에 지쳐 정화의 카타르시스가 필요하다면 오얏꽃 향기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단장(丹粧)과 단장(斷腸)은 어쩌면 서로 다르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슬픈 아름다움은 늘 마지막일 때가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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