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같은 마음 아직도 멀었다
마음엔 없던 일
1
귀싸대기 때리는 담임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 꿈에서도 때리더라. 어느 저녁에 본 그는 콩나물 한 봉지 사들고 가던 배나온 중년 아저씨였다.
2
내 아이디어를 까내리는 선배가 싫어서 쌍욕을 달고 살았던 것 같다. 근데 이직할 때 내가 먼저 그에게 연락해서 물어보더라.
3
실력 없어보이는 다른 팀장을 싸고 도는 사장놈이 미웠다. 하지만 그도 짤리고 나니 별 볼 일 없는 영감.
4.1
전부의 개인인 나는 나의 전부가 되어버인 개인을 미워하며 몸 닳고 애 끓고 목구멍이 쌍욕으로 탄다.
4.2
이제 개인으로서 전부가 된 나는 그런 글이나 그런 남들 모습에 시큰둥하다가, 다시 전부의 개인이 돼있는 나를 본다.
5
마음에 꽂힌 칼은 물에 꽂힌 칼처럼 뽑힌 후에야 흔적도 남지 않는다는 걸 안다.
6
수도 없이 맞은 봄인데 낯설다.
마음에 가득 해야 봄이지,
시간이 간다고 오는 거 아닌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