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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Apr 08. 2024

마비

2000 마비냐


마비


1

뭐든 과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


2

간이 세면 뭐가 문제냐. 간이 점점 더 세진다는 거다.


3

소금 한 움큼을 입에 털어 넣고 오디오 볼륨을 최대치로 올리면 언젠가부터 소리는 짠맛을 이긴다. 고막이 괴롭혀지면 미뢰가 숨을 죽이는 법이다.


4

휴게소를 지나친 지 30분도 안 지났는데 배가 아프기 시작하면 뭘 하는가. 한 다리를 의자 위로 올려 그 구멍을 막거나


5

그래도 안 되면 허벅지를 꼬집거나


6

다른 자극을 준다는 거다.


7

마비다. 최근 선거가 그렇다. 알고 모르고가 아니다. 마비냐 극복이냐.


8

대파 난리가 나니 그다음 뭐가 나왔어.


9

내가 무뎌지게 만드는 방법은 몇 개 안 된다. 그러나 남이 나를 무뎌지게 만드는 방법은 셀 수 없이 많을 거다.


10

어느새 나는 나도 모르게 무뎌져서 남에게 휘둘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짜증 나게.


11

2000이 난리다. 하필. 강남에서 부산까지 사전선거구 찾아가서 투표한 곳이 명지1동 2000이다.


12

이거 왕‘자랑 같은 건가 싶다. 귀신 피하려고 청와대에서 굳이 국방부 자리로 옮긴다거나 구두약 같은 숯 칠을 하고 순방을 다니거나 장례식에서 한발 물러난다거나…


13

대파도 굳이. 명지초교 학교 마크에 보니 대파가 있다. 이거 뭐지. 뭔가 뭔가. 놀림 당하는 기분이다.


14

마비에 마비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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