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한 끼

by 수요일



생긴 대로 논다. 꼴값을 한다. 꼴은 얼굴이기도 또 하는 짓이기도 하다. 꼴값은 그 생긴 대로의 값어치다

어떤 꼴을 보이고 어떤 꼴에 갇혀 다른 꼴을 못 보는 내가 누군가에게 꼴값하네 라고 말하는 것처럼 꼴값도 없으리라

바람이 비 올 꼴이다. 더위를 놓아주지도 않고 밀어내지도 않고. 나를 놓지도 않고 나를 붙잡지도 않고

감기 걸린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아침은 봄내 나고 오후는 여름내 난다. 가을이 되었다가 여름이 되었다가 봄이 되었다가 요즘은 꼴이 없다. 살아온 시간에 굳어진 꼴이 살아갈 시간 동안 무너지고 있다


어떤 꼴의 얼굴을 하고 무너지는 사람꼴 꿈꼴을 보아야 할까. 나는 어떤 꼴로 가끔 머쓱하게 돌아오는 지난 시간의 부끄러운 꼴들을 마주해야 할까

꼴불견이라도 꼴값하는 것들에게 꼴값하네 라고 하겠다. 꼴값하는 나라에 살고 있으니 뭐 어때

여름만큼은 이름값을 했으면 좋겠다. 여름이 사람에 따라가지 않고 사람이 여름에 따라가는 게 제대로 된 꼴값이지

더우려면 이제 제대로 무덥자. 꼴값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