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오픈 인사

어서 오세요, <직장인 마음 약국>입니다.

by 유블리안



딸랑-.


맑은 종소리와 함께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오신 당신을 환영합니다.


​무거운 출근 가방만큼이나 짓눌린 어깨에 며칠째

푹 자지 못한 듯한 푸석한 얼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가 당신에게 얼마나 고단했는지,

혹은 내일이 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지 말이죠.




​어디가 아파서 오셨나요?


말이 통하지 않는 상사 때문에 속이 꽉 막혀 '강력 소화제'가 필요하신가요?


믿었던 동료의 무례한 한마디에 마음이 베여 '연고'를 찾으시나요.


그것도 아니라면, 쳇바퀴 같은 일상에 방전되어 '비타민' 같은 활력이 필요하신가요.


​저는 하얀 가운을 입은 전문의도,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학 박사도 아닙니다.


그저 전쟁터 같은 회사라는 조직에서 27년째 버티고 있는, 여러분보다 조금 먼저 이 쓴맛 단맛을 겪어본

'선배'이자 '동료 환자'일뿐입니다.


​2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 또한 수없이 사직서를 품었다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화려한 승진을 꿈꾸던 때도 있었고, 내가 조직의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깊은 우울에 빠지던 밤도 있었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오며 제가 깨달은 단 하나의 진실이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스펙은 엑셀 능력도, 유창한 외국어 실력도 아닌 '내 마음을 지키는 기술'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작은 약국을 열었습니다.


이곳에는 입에 쓴 성공 비결이나, 남을 밟고 올라서는 독한 처세술은 팔지 않습니다.


대신 지친 마음에 바를 다정한 위로와, 상처받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두는 법,


그리고 결국엔 나를 지키며 롱런(Long-run)하는

소소한 처방전들을 준비했습니다.


​약값은 걱정 마세요.


그저 잠시 들러 욱신거리는 마음 짐을 내려놓고

쉬어가시면 됩니다.


당신의 아픈 마음이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아물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오늘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처방전은 무엇인가요?
<직장인 마음 약국> 지금 문을 엽니다.


첫 번째 처방전은 [내복약] 출근하기 싫어 심장이 뛸 때 필요한 '청심환' 같은 약입니다. 월요병과 같이 출근 공포증을 다스리는 약을 들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