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필름 카메라

by 유화

방 정리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구석구석 안쪽까지 꼼꼼히


구석에는 세월의 기억들이 남아있었고


콜록콜록 거리며 기억들을 정리했다


정리를 하니 추억들이 툭 떨어진다


맨날 보이지 않는 머리끈


나중에 주워야지 했던 사탕껍질


떨어진 지우개


친구랑 맞추었던 키링


이게 여기 있었구나 하며


키득키득 웃으며 정리한다


정리를 하다 보면 내 것이 아닌 게 나올 때도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아니면 처음 보는


부모님의 젊은 시절의 사진


그 옆에는


낡고 오래된 필름 카메라가 있었다


상자를 열어보니 과거가 들어있다


행복해 보이는 엄마, 아빠


지금 내 나이 때인 엄마, 아빠


그리고 내가 생긴 그날의 순간


시간이 흐를수록


사진 속에서


부모님은 줄어들고


나는 더 많이 남아 있었다.


부모님의 과거는


이제 나에게만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낡은 필름 카메라에


지금의 나를 담아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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