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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Aug 13. 2021

외국인 동료들과 일한다면 필요한 작고 소중한 3가지

다국적 동료들과 한걸음 가까워지는 법

벌써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 외국인 동료들과 영어로 일을 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외국계 글로벌 지사도 아니고, 무역회사도 아니고, 외무쪽도 아닌 동네 영세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알바가 필요하던 시점에 빠르게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곳으로 왔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대형 '원어민 영어' 학원에 불과하지만 비즈니스 운영과 대인관계 처세법을 어느 곳에서보다 많이 배웠고, 가장 좋은 건 '재미있게'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배웠다는 것이다.


내 동료들의 국적은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그리고 남아공까지 꽤 다양하다.

국적에 관계없이 동료들은 모두 개성이 넘치고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멋진 어른들이다.

이들과 열심히 일하고 부딪히고 먹고 마시면서, 나도 이들을 나름의 방식대로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내가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외국인 동료들과 일하면서 가장 와닿았던 것들을 되짚고자 한다. 


1. 영어 실력 < 마인드


많은 이들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진 못한다' 를 이유로 도전을 망설일 것이다. 생각보다 우리 마음 속에 큰 장벽은 영어이다. 나는 영어를 전공했지만 순수 국내파라 네이티브처럼 말하지 못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몰라 순간 말문이 턱 막혀 웃음으로 답을 대체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1번에서 전제하는 실력은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영어이다. 어느정도의 표현력을 갖추면 우리는 언어를 넘어 훨씬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느끼는 것은 공감, 텔레파시, 표정, 속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면 문제상황에 대해 대게 비슷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몇마디 나누지 않아도 '그치? 너도 그렇게 느끼는구나?' 하고 말을 하는 중간에 벌써 같이 웃을 때가 많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식의 생각은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한다. 감정을 얘기하고 공감하고자 노력하면 언어가 부족해도 커버할 수 있다.


2. 호감을 사는 건 국적 불문, 개인의 역량


사람 자체에 대한 호감은 국적과 상관관계가 없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한 사람의 attitude가 가장 중요하다.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일에 꼭 감사를 표현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느껴지면 서로에 대한 호감도는 자연스레 올라간다.


손해 보기 싫어하고, 지적하고, '이게 뭐야?'라는 식의 태도는 분명 필요에 의한 것이지만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나이스하고 성숙한 인간미를 갖추면 그것도 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된다.


3.  helper


아무래도 한국에서 '외국인'이다 보니 마주하는 어려움이 있다. 


한 미국인 동료의 개인통관부호 발급을 도와준 상황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개통한 핸드폰으로 인증 문자를 보는 것도 헷갈려 했다. 불과 며칠 전 한국에 도착해서 보스와 면담하고, 하우징 절차를 끝내고 사무실에 출근한지 이틀밖에 안된 날이었다. 나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잊었는데, 최근 그녀가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와 "가장 맛있다는" 시리얼을 선물로 주었다. 이제는 누구보다 서로 대화를 자주하고 유독 나를 잘 놀린다. 


조금만 도와주고자 하면 그와의 인연은 다른 누구보다 조금 더 특별해질 수 있다. 외국인 동료와의 친밀거리를 좁히고 싶다면, helper로 시작해보자. 서로의 마음이 열리고 우정이 생긴다.


Good things happen to Good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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