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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욱 Feb 28. 2022

PM의 시간 다루기: 로드맵, 타임라인, 릴리즈 플랜

프로덕트매니저가 다루는 시간의 종류와 개념을 설명합니다.

프로덕트 매니저의 능력은 시간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달려있다고들 합니다. 로드맵, 타임라인, 데드라인, 타이밍, 모멘텀, 사이클, 릴리즈 플랜과 같이 PM이 다루어야 할 여러 가지의 시간의 재료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시작과 끝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닌, 시간 단위를 연결해야 하고, 사용자의 시간에 맞추어서 프로덕트의 동작이 다채로워야 하며,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딜리버리를 해야 하고, 로드맵이란 큰 마일스톤에 따라 잘 분배해야 합니다. 이 시간 재료들을 잘 다루는 PM이 멋진 프로덕트 레시피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다루는 고대의 신

고대 그리스 신화에는 시간과 때를 나타내는 세명의 신 ‘크로노스’, ‘카이로스’ 그리고 ‘아이온’이 있습니다.

첫번째, 크로노스는 ‘자식 중 한 명이 그의 지배권을 빼앗을 것’이라는 신탁 때문에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바로 삼켜버립니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시간이 지나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의 상징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크로노스의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흐르는 물리적 시간으로, 여러 사람에게 공히 적용되는 객관적 시간이고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하며 선후가 있는 시간입니다.

크로노스의 먹이에서 벗어난 제우스가 크로노스와 싸움을 벌이고 승리를 합니다. 제우스의 시대가 시작되고, 막내아들로 카이로스가 태어납니다. 즉 시간을 나타내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는 제우스를 사이에 둔 할아버지와 손자 관계인 것입니다.

카이로스는 그 조각상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머리는 덥수룩한데 뒤는 대머리입니다. 카이로스를 기회의 신이라고 하는 이유인데, 기회나 행운은 앞에 있을 때는 쉽게 잡을 수 있지만, 뒤로 지나가 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림 1. 기회의 신 카이로스 (출처: 이탈리아 토리도 박물관)

카이로스의 시간은사람에 따라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시간이기에행복한 순간의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불행한 순간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세 번째 아이온의 시간은 조금 발전된 차원의 사회적 시간 개념입니다. 풍차나 수레바퀴와 같이 순환하는 환원적 시간을 의미합니다. 고대의 그림에서 아이온은 반복되는 춘하추동 사계절, 1년 12개월처럼 영원히 순환하는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아이온의 시간은 앞선 것이 알고 보니 뒤에 있기도 한 선후가 불분명한 시간으로 공간 상에 표시한다면 커다란 원으로 표현되는 사이클입니다.

정리하자면, 크로노스는 과거현재미래로 연속해서 흘러가는 객관적정량적 시간입니다반면카이로스는 인간의 주관적·정성적 시간입니다. 아이온의 시간은 돌고 도는 윤회의 시간입니다.



PM의 시간 – 정의

위에서 장황하게 신들의 시간 이야기를 해 보았으니 이젠 PM의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의 연결점을 찾아보겠습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PM은 물론 프로덕트 매니저이지만, 시간과 비용, 자산을 관리하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경우에도 업무 중 가장 많이 듣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마도 “그거 언제 끝납니까?”일 것입니다. 프로덕트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가 시간 단위로 업무를 정렬시켜야 하고, 그것에 따라 진행 상황을 꾸준히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많은 분들이 로드맵이란 개념과, 타임라인, 또는 어느 순간 데드라인이라는 개념을 모두 혼동하여 사용하십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대부분의 업무를 타임라인을 기반으로 진행합니다. 또한 상호의존관계가 있는 제품이나 준수해야 하는 특정 규제에 맞추기 위해 데드라인이라는 것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로드맵을 거론하기도 하죠. 자 먼저 각각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면서 시작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1) 로드맵 Roadmap:

기업, 조직 또는 제품이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을 기본으로 그 목표를 설명하는 문서입니다. 중요한 사항은 이 로드맵에는 타임라인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로드맵은 물리적인 시간이 아니라, 그 목표를 주관적이고 정성적으로 적어 놓은 것입니다. 즉 위에서 이야기한 ‘카이로스의 시간’과 같은 개념이기에 짧게 느껴질 수도 길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로드맵은 프로덕트의 성공의 기회를 만드는 시간에 생성됩니다.


2) 타임라인 Timeline: 

단어 그대로의 뜻입니다. 시작 날짜와 종료 날짜가 포함된 시간순으로 정렬된 이벤트의 시각적 순서입니다. 바로 크로노스의 시간이죠. 물리적인 시간입니다.


3) 프로덕트 사이클 Product Cycle: 

프로덕트의 라이프 사이클일 수도 있고, 프로덕트 개발 사이클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순간에서 릴리즈를 하고 유지보수를 하고 다시 새 버전을 위해 새로운 루프가 시작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아이온의 시간입니다프로젝트가 끝난다고 프로덕트가 끝나지 않습니다프로덕트 라이프 사이클이 계속되는  꾸준히 순환됩니다.


4) 데드라인 Deadline:

요즘은 데드라인이라는 표현보다는 그냥 종료일, 마감일의 개념으로 Due Date를 더욱 많이 사용하며, 프로젝트 또는 이벤트의 마감일입니다.


자 정의를 마쳤으니 이 정의를 기반으로 여러분이 알아 두셔서 야 할 핵심 5가지를 체크해 드립니다.

1. 로드맵은 타임라인으로 표시하지 않습니다.

2. 로드맵에는 시작 날짜와 종료 날짜가 없습니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기회입니다)

3. 로드맵은 전략을 기본으로   딜리버리 플랜이 아닙니다.

4. 타임라인과 타이밍은 매우 다른  가지입니다타임라인은 그냥 시간의 시각적 순서 (크로노스의 시간)이고타이밍은 무언가를 결정하는 전략적 순간입니다.

5. 프로덕트 릴리즈가 끝나면 새로운 사이클이 다시 시작합니다. (아이온의 시간입니다.)


어떤 일을 언제 실행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최종 결과가 언제 준비될지 아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것은 새로운 것에 집중하기로 선택할 때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프로덕트 매니저에게는 시간이라는 것은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PM의 시간 –로드맵과 타임라인의 조화

로드맵이 타임라인을 기반으로 표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PM은 매일 로드맵 이야기를 할까요?


위에서 말씀드렸듯 로드맵은 프로덕트 전략을 기반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를 우선순위를 나누어 정리한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서 사용자, 고객이나, 회사의 경영진에서는 이 목표가 언제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시간 개념이 들어가야 비로소 관심을 보입니다. 즉 ‘모바일 플랫폼 지원’이라는 비즈니스 목표를 담은 로드맵은 언제까지 어떤 기능을 통하여 지원이라는 구체적인 타임라인과 결합이 되어야 만 그것이 생명력을 가집니다. 그렇기에 PM은 그것이 구체적이고 상세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로드맵을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그 타임라인 즉 일정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그 일정을 매우 광범위하게 지정하거나-예를 들어 내년 가을, 삼사분기- 일정은 언제나 고지 없이 변경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소통하기도 합니다. 

PM은 데드라인이 필요한 산업에서 일하기도 합니다. 단독 서비스의 경우에는 내부적인 타임라인의 끝을 데드라인으로 정하여 진행하지만, 약간의 유연성 또한 존재합니다. 그러나 핀테크나, 정부나 헬스테크와 같은 산업에는 언제까지라는 확실한 데드라인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산업에서 일하는 PM과 팀은 의존관계가 있는 다른 서비스의 규정에 의해 정해진 기한을 준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 그래도 헷갈리면 안 되니 다시 정리합니다.

로드맵이 목표를 전달하기 위한 것일 때 로드맵에서 데드라인을 표시할 수 있을까요?

물론 할 수 있습니다. 로드맵은 여전히 목표와 방향을 전달하지만 그것이 고객이나 사용자에게 의미가 있으려면 타임라인을 혼합하여 표시합니다. 또한 로드맵의 일부 항목에 데드라인이 있다고 해서 로드맵의 모든 항목이 데드라인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로드맵이 방향, 의도 및 의사소통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전략적 목적을 위해 충족되어야 하는 타임라인과 데드라인에 대해 투명해야 하는 곳입니다. 이런 것들을 개발 쪽에서 정리하게 되면 딜리버리 플랜이 됩니다. 하지만 로드맵은 프로덕트 측면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을 둘러싼 마케팅, 교육, 고객지원, 법률팀과의 모든 일정과 목표를 정렬하게 총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로드맵, 타임라인, 릴리즈 플랜의 관계

로드맵의 항목에 기한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진행 상황을 전달할 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위의 이야기를 반복하자면, 아무리 훌륭한 로드맵이라도 타임 팩터가 들어가 있지 않으면 그 생명력이나 전달력에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PM이 된다는 것은 훌륭한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것이며, 지속적으로 투명성을 공유하는 것은 성공의 핵심입니다.


로드맵에 따른 기능을 정리하고 그 우선순위를 그룹화한 후 타임라인으로 나누면 릴리즈 플랜을 만들어 출시 계획을 경영진, 고객 또는 사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순서대로

1. 전략수립 

2. 로드맵

3. 프로젝트/릴리즈플랜이 

타임라인을 만나 무엇을 결과나 성과물로 만들어 내는지 관계를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그림 2. 프로덕트 전략, 로드맵, 타임라인과 릴리즈 플랜의 상관 관계

타임라인  자체로는 어떤 의미도 없습니다타임라인은 우선순위 그룹과 만나야 하고우선순위를 정의한 로드맵은 시작일과 종료일을 제시한 타임라인과 만나야 합니다.

로드맵은 목표를 전달하는 것임을 기억하십시오. 타임라인은 이러한 목표에 대한 결과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시행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둘 다 서로를 지원하면서 만나야 완전체가 될 수 있습니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로드맵입니다우리가 정신적이며 주관적으로 느끼는 심리적이고 논리적 시간으로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하지만  기회는 언제라고 하는 구체적인 크로노스의 절대 시간을 만나야 합니다 절대시간이라는 릴리즈 플랜에서 고객과 만나야  기회가 이루어집니다그리고  다른 타임라인이 반복됩니다아이온의 순환의 시간입니다.


고대에서 시간을 다루었던 세 신이 했던 일을 이젠 PM은 홀로 담당해야 합니다. 아마도 세명의 신이 했던 일보다 더 위대하고 힘들고 도전적일 수 있습니다. 이 일을 위해 매진하고 노력하는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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