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 기능은 여러 스타트업의 생명줄을 간단히 끊을 수도 있다.
지난 6월 6-10일 초대규모의 연례 개발자 행사인 WWDC 2022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iOS 16을 비롯해서 M2칩을 탑재한 새로운 맥북 라인와 애플워치 OS 9등이 소개되면서, 엄청난 호응을 만들어 냈죠. 그런 소비자 반응은 물론 당연합니다. 애플의 디테일과 완성도는 흠잡을 데가 없고요.
하지만 발표를 보는 PM의 눈은 조금 다른 곳을 봅니다. 늘 새롭게 소개되는 기능과 디바이스가 시장 또는 소비자의 삶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하는 그 효과를 생각하고 계산해 보는 것이 쏠쏠한 재미입니다.
즉 연못에 새로운 돌이 떨어져 들어왔을 때, 그 연못에 순식간에 여러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 일 중에서 가장 크리티컬한 것은 누군가 죽는 것이겠죠? 오늘은 그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개구리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애플이 발표한 새 기능 소개 30분 정도에 당장 굶어 죽을 수도 있는 스타트업이 20개 이상 생겼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20개의 스타트업이 모두 말라죽을지 다시 한번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그 소개를 보는 동안 그 해당 스타트업의 CEO는 목이 타고, 진땀이 났을 테고, 정신이 혼미해졌을 것이 분명합니다. 애플이 본인들의 사업영역으로 들어오겠다는데 그걸 어떻게 긴장하지 않고 대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애플은 이런것에 꽤 많은 역사가 있습니다.
그 중의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면, 저녁시간이 되면 Mac 디스플레이의 따뜻한 색조를 만들기 위해 F.lux라는 앱을 사용했습니다. F.lux는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디스플레이를 어둡게 하고 다시 피로하지 않은 색으로 세팅해 주는 작은 Mac 응용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애플은 이 기능을 OS에 직접 카피해서 넣었고 그것을 Night Shift라고 불렀습니다. F.lux는 하룻밤 사이에 사실상 쓸모 없게 되었습니다.
PM이 경쟁자 분석을 할 때는 보통 4개의 경쟁자 유형을 나누고 각각 5개의 프로덕트 경쟁 포인트를 갖고 분석을 시작합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단순히 직접 경쟁자 축만 보는것이 아닌 여러 축을 보면서, 경쟁 포인트를 비교하면 어디에 전략을 집중해야 할는지가 대강 보이기 시작하는 연습방법입니다.
경쟁평가항목 5개가 모두 중요하지만, 사이즈가 다른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경쟁사/제품/서비스의 사용자 베이스가 얼마나 되는가입니다. 그것은 바로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되고 브랜드는 고객 충성도를 만들어 냅니다. 그 후에 기능 부분에 차이가 없다면, 혹은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면 예쁘고 사용하기 편한 디자인이 큰 경쟁 포인트가 됩니다.
바로 이 세 부분이 애플이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한 점입니다. 물론 애플만이 이런 상황은 아니죠.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도 모두 이 영역의 최상위 등급 포식자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품도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언제 론칭하겠다는 발표만으로, 경쟁 제품의 매출은 그다음 날 부터 곤두박질칩니다. 사용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에 갖는 기대감이 그렇게 작은 기업들에겐 목줄을 죄게 됩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내일부터 우리와 비슷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발표를 하면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손 놓고 당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사실 이런 경우는 한국에서도 흔하죠.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핫도그나 떡볶이 사업 같은 것을 똑같이 해서 골목상권이 고사된다라고 하는 뉴스야 숱하게 많이 들었죠. 그것뿐만 아니라 사실 이런 경우도 있었죠. 대놓고 본인들이 하면 잘한다고 광고를 했던 경우 말입니다.
다르긴 달랐죠. 여러 가지 모양(?)으로 달랐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애플의 기능들도 비슷합니다. 보이지만 않았지, '애플이 만들면 다릅니다'가 보이는 듯합니다. 애플이 이 발표를 하기 전에, 경쟁자 조사를 안 했겠습니까? 철저하게 그것도 너무너무 철저하게 했을 겁니다. 그런데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한다고 늘 이야기했는데 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요? 이 이야기는 뒤 마무리쯤에서 하고 일단 어떤 새 기능 발표가 어떤 스타트업들의 목줄을 죌는지부터 이야기해 봅시다.
아마도 가장 큰 지각변동을 가져 올 부분으로 생각합니다. 곡소리 나는 기업들이 줄줄이 생길 것이라 생각하고요. 한국분들은 조금 의아하실 겁니다. 할부야 예전부터 한국에선 흔했던 일이니까요.
그런데 해외에선 그리 흔하지 않은 사업모델입니다. 쇼핑하면서 신용 카드로 할부를 한다는 것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없고요. 온라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찾아보려고 한다면 페이팔 같은 결제수단을 쓰면 가끔 페이팔이 그것을 진행해 주는 경우는 있습니다.
애플이 드디어 한국식 외상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한다는 말입니다. 사실 이건 엄밀히 말하자면 대부 loan업이죠. 소비자는 6주 동안 이자비용을 내지 않고 나누어 낼 수 있지만, 그동안 구매 체인에 있는 누군가가 4-8%의 커미션 비용을 챙기게 될 테니까요. 그 커미션이야 결국은 상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거나 구매 체인의 누군가의 이익에서 가져오겠지요.
여기서 봐야 할 부분은 바로 애플은 본인들의 강점을 모두 동원해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을 깼다는 것입니다. 바로 "단순화 Simplify"입니다.
애플이 소개한 이 기능은 사용자와 기업이 가진 양쪽의 복잡성을 간단하게 없애줍니다.
애플 페이 사용자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하죠.
수수료를 지불하지 마세요.
이자를 지불하지 마세요.
지금 조금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6주 동안 지불하세요.
그런데 이런 혜택은 소비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실제 애플 페이먼트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업에게도 큰 이점이 있죠.
애플 페이 지원 결제 제공업체와 연결된 기업은 이런 혜택이 갑니다.
추가 수수료를 지불하지 마세요.
추가 결제 플러그인이나 API 연결이 필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애플은 사용자용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보면 개인 사용자가 매력적인 부분만을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어마어마한 사용자 베이스를 갖고 있는 점을 최대한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사용자가 원한다는데 기업들이 안 한다는 게 말이 되겠냐라는 생각의 범위를 정하고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여러분 어떤가요? 내가 소비자일 때야 물론 할부 구매 매력적이지요. 내가 온라인 쇼핑업을 가졌다고 가정해 볼까요? 애플 페이로 무이자 할부를 지원할 수 있는데 왜 내가 다른 서비스 기업의 할부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수수료를 내야 할까요? 물론 소비자 비중 중에서 애플 디바이스 사용자에 애플 페이를 사용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냐도 생각해야 할 포인트 입니다만요. 이미 애플을 다음과 같은 모든 메이저 온라인 결제 플랫폼들과 함께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럼 어떤 기업이 영향을 제대로 받을까요? 이 기업들이랍니다. 모두들 하나같이 세계 각국에서 잘 나간다고 투자 엄청 받았고 고속 성장을 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죠. 혹시라도 이 스타트업 투자했던 분이 계시다면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쉽게 느끼지 못하고 넘어갈 수 있는 중요한 발표는 애플 페이로 온라인 쇼핑 후의 배송 상황을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배송 상황을 체크하려면 우리가 구입한 사이트에 직접 가서 일일이 확인하는 방법만이 존재하죠. 쿠팡, 마켓컬리, 아마존의 배송상황을 한 군데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는지 생각 안 해 보셨나요?
이 부분을 애플이 애플 페이로 구매한 이루어지면, 일괄 관리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거야 뭐...음... 하실 수 있지만, 이것을 시스템으로 통합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배송 메시징을 표준화하겠다는 의도지요. 커머스 업체가 가진 헤게모니를 애플 시스템으로 이동시키겠다는 대담한 시도입니다. 사용자 베이스가 이렇게 무섭답니다. 사용자가 이걸 원하는데 안 할 수 있겠어?라는 부분입니다.
이것은 어떤 기업에 영향을 줄까요? 위에서 잠깐 이야기했듯이 모든 이커머스 기업에 영향을 줄 겁니다. 본인들이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늘었거든요. 애플 오더 트래킹 시스템에 정보를 보내줘야 하거든요. 택배를 외주화 했다면 외주업체에게 이 시스템 정보를 애플에도 같이 보내달라고 해야 하는 것이구요. 귀찮은 일뿐일까요? ㅎㅎㅎ 더욱 중요한 것은 이렇게 되면 어떤 이커머스 업체의 택배시스템이 우수한 것인지 비교평가가 쉽게 나타날 겁니다. 그걸 업체로서는 제일 크게 알리고 싶지 않은 부분일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반대의 움직임 백파이어가 있긴 하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플 페이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어차피 따라가야 할 겁니다.
한국은 요즘 어디를 가도 신용카드로 계산을 못하는 곳이 없죠.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직 현찰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작은 소상공인 분들도 계십니다. 일반적으로 카드리더기나 POS 단말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분들은 그런 추가 하드웨어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할 상황이어서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탁월할 정도로 가장 앞서 있고 다양한 형태를 지원하는 신용카드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세상 곳곳에는 아직도 그런 신용거래가 안 되는 곳이 너무 많거든요. 특히나 소액거래일 때는 말이죠.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하다는 점은 삶을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게 만듭니다. 애플은 이런 영역을 대담하게 해결하려고 합니다. 아이폰을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 없는 모바일 POS 시스템으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디지털 지갑과 신용 카드로 탭 하여 결제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안전하고 개인적이고 쉬운 결제 방법의 비접촉식 (touchless, contactless) 결제는 강력한 보안 및 아이폰의 편리함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러나 이 시장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결제 플랫폼, 앱 개발자, 결제 네트워크와 협력하는 일이 필요하겠지만... 애플이 하겠다면 변화가 만들어지겠죠?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 시장을 개척한 파이오니어들의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긴장과 불안함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아이폰이 모바일 POS가 될 수 있다면 왜 추가 하드웨어를 휴대해야 합니까? 결제 플랫폼을 이용하는 개발코드도 훨씬 구조화되는 이점도 있을 것이구요.
다음의 스타트업 CEO들은 쉽게 잠들기 어려울 겁니다.
세 번째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깜짝 놀랐던 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제가 PM업무를 위해 매일 사용하고 있는 기능이고, 특히 팬데믹 때 팀 멤버들끼리 떨어진 환경에서 일하면서 반드시 필요하게 된 '협업 캔버스'기능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사실 대놓고 베낀 것 아닌가 싶은 것이 프로덕트 데모를 보여줄 때 사용한 'Mural Project'라는 것이 이 분야 최고 선도 스타트업인 이름인 'Mural'과 똑같이 때문입니다. 아마 뮤럴 CEO는 이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독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며 애플을 고소해야 하는지 변호사와 통화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재택근무가 뉴 노멀이었던 동안 많은 팀은 아이디어를 실시간으로 디지털 화이트보드에서 브레인스토밍 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로 인해 새로운 도구가 뉴 노멀에 필요함에 따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들이 생기고 사용자들은 급속히 늘었습니다.
애플 역시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 도구를 세상에 알리고자 결정하고 프리폼 Freeform이라는 새로운 앱을 출시했습니다. 프리폼은 사용자가 레이아웃이나 페이지 크기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이 한 위치에서 보고, 공유하고, 작업할 수 있는 캔버스를 사용하는 강력한 협업 도구이며 물론 애플 펜슬도 지원합니다.
사용자는 실시간 환경에서 작업하면서 정보를 업로드하거나 변경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협업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프리폼은 공동 작업자가 페이스타임에서 세션을 시작하고 메시지 스레드에서 다른 사람의 업데이트를 볼 수 있도록 합니다.
무엇보다도 애플의 모든 플랫폼 iPad, iPhone 및 Mac에서 동작합니다. 또한 애플 펜슬을 기본 지원함으로써 그 비싼 펜슬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겁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만들 수 있을 것이구요.
가장 앞서있는 강자인 Mural 뿐만 아니라, 디자인 표준 툴로 자리 잡은 피그마Figma가 이 시장을 겨냥하고 야심적으로 내놓은 Figjam이란 서비스도 있습니다. 이젠 이 기업들 어떡하죠?
여러분들은 수많은 사이트의 패스워드는 다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다 외울 수는 없고, 간단하게 하자니 불안하고, 또 다른 앱을 사용하여 관리하거나 노트에 적어놓거나 하시죠?
이 전통적인 두통거리를 애플이 해결하려 합니다. 즉 password의 'word' 방식을 'key'라는 방식으로 바꾸려 합니다. 보통 word방식의 패스워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죠.
외우기 쉽지 않고
언제라도 노출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어딘가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어야 하며
피싱 공격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이런 것을 해결하고자 해서 패스워드를 관리해준다는 앱과 서비스가 많이 등장했죠.
이런 앱과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두려움 기반 fear-based 마케팅"을 사용합니다. 이런 기업들은 본인들의 안전금고를 사용하라고 하고, 값비싼 암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런 기업들입니다.
하지만 애플의 계획은 전혀 다릅니다. 패스워드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이 계획을 위해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Fido Alliances가 함께 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마스터플랜은 암호 없는 웹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애플이 생각하고 있는 플로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를 사용하여 웹사이트에서 QR 코드를 스캔한다.
Touch ID 또는 Face ID로 인증한다.
웹 인증 API를 통해 공개 키를 전송하여 로그인을 승인하고 로그인한다.
패스워드가 없어지는 인터넷 세상에서 패스워드 관리를 하는 앱이나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요?
이 외에도 자그마한 서비스들도 있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아시죠, 아이패드에는 날씨 앱이 없다는 것을요. 사실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이폰에 있는 날씨 앱이 왜 아이패드에는? 이유는 애플은 날씨 서비스를 위해 Dark SKy (darksky.net)라는 회사의 서비스를 썼고, 그 다크스카이를 2020년에 인수합병을 해 버립니다. 그 다크스카이가 아이패드용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인수 후에 다크스카이가 지원하던 안드로이드 버전을 셧다운 시켜버리죠. (해당 뉴스)
그 후에 다크스카이 서비스를 WeatherKit API이라는 이름으로 바꿉니다. 그 API를 이용하여 드디어 아이패드에 기본 날씨 앱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럼 지금까지 아이패드용으로 날씨 앱을 제작해서 판매하던 기업들은요? 빨리 비즈니스 모델 바꾸셔야겠죠.
매번 상생을 외치는 애플은 왜 이런 기능을 발표했을까요?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누가 봐도 생태계와 충돌되는 기능을 새롭게 발표할 때는 일반적으로 세 부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1. 그 시장이 커짐에 따라서 그 시장에 진출하여 수익창출을 하려고 한다. 전략적으로 검토한 결과 기존의 사용자 베이스와 현재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그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을 마친 상태입니다. 이것은 즉 직접 경쟁자들을 누르고 마켓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2.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도 같은 행동을 합니다. 플랫폼 소유자로서 본인들이 생각하는 시장의 성격이 아니면, 일단 본인들이 생각하는 방향성을 발표하고 경쟁자들이 이렇게 따라와 주길 바랍니다. 그런 와중에 선도 기업을 인수 합병하여 프로덕트 라인을 갖추기도 합니다.
3. 애플의 전통적인 인수합병은 프로덕트 라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엔지니어 수급의 방법이었습니다. 애플은 절대로 사이즈가 큰 기업을 인수한 적이 없는 경험에서 이것을 이야기해주죠. 해당 서비스 영역을 선택하면, 그 분야 엔지니어들이 필요한데, 가장 쉬운 방법은 이미 경험이 있는 기업을 통째로 합병함으로 엔지니어를 수급하고, 본인들의 마스터플랜을 동작시키는 겁니다.
어떤 결정이던 사용자/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습니다. 애플 디바이스 하나만으로 좀 더 유연하게 통합된 서비스를 간편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데 왜 그걸 반대할까요?
싸움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골리앗이 선전 포고를 했을 뿐이죠. 선전포고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애플이 VR시장과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진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특별하게 나온 것은 없습니다.
물론 지금 저렇게 발표까지 한 상황은 다르고 두렵습니다만, 이럴 때일수록 스타트업들은 다윗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겠지요. 유튜브가 세상을 집어 삼킬 때 비메오Vimeo는 맞서지 않았습니다. 보기만 하는 감상용 Viewing platform이 아니라 편집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피벗을 하기 시작했고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있죠. 매번 골리앗이 승리를 하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대비와 준비를 했을 때 말입니다.
애플은 윈도우즈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지원할 수 없습니다. 웹 기반이라고 해도 그건 사파리 중심입니다. 이 두가지가 스타트업들이 이 전쟁에 준비할 수 있는 가장 큰 리소스가 될 수 있을겁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맞은 스타트업의 앞에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3가지 있습니다.
비메오의 경우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피벗pivot 한다.
애플보다 빠른 스피드로 혁신을 만들어 간다.
그냥 항복하고 파산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의 건투를 빕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