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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예랑 Oct 14. 2024

16:48

비정제의 시간

진공 상태 마냥 고요한 시간이 우리에게 찾아왔다. 창문 너머로 해는 뉘어가고 우리는 낮아지는 빛 사이로 서로를 지긋이 본다.


16시 48분 우리만이 이 시간에 속해 있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의 숨소리, 너의 눈빛만이 나를 감쌌다. 늦은 밤 핸드폰의 스크린만 켜진 내 이불속 마냥 그 환한 빛 속에 너를 향한 시선만이 존재했다. 이게 사랑인가. 우리는 끝없이 서로의 눈을, 코를, 입을 차례대로 보며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았다.


내 시야 맨 앞 열은 네가 있고 창문 틈새로 새는 빛이 뒷 열을 따른다. 갑자기 왈칵하며 든 생각은 사랑한다는 말이라 네게 사랑을 연신 노래 불렀다.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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