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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은 May 12. 2024

면접에서 날릴 수 있는 유우머는 뭐가 있을까

약간의 유머는 지친 면접관을 웃게 한다


1. 왜들 그리 다운돼 있어


사실 면접 상황은 면접관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형평성 관련 이슈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질문하는 사람도 여러 가지 신경 쓸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5:5 면접이라 가정하면, 공정성을 위해 답변하는 순서도 돌아가면서 합니다. 처음에는 맨 왼쪽에 있는 사람이 제일 먼저 대답하고, 그다음 질문에는 그 옆 사람이 제일 먼저 대답하고, 그다음은 그 옆사람... 이런 식입니다. 모든 지원자가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마지막 순서까지 다 경험할 수 있게 순서대로 분배합니다. 정말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원자는 뭐, 두 말하면 잔소립니다.

공공기관의 특성상 너무 진취적으로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돋보이고 싶은 마음과 겸손, 안정성(?) 그 중간 어딘가의 위치를 찾아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입니다.


여러모로 신경 쓸 부분이 많기 때문에, 깊은 긴장감 속에서 신경이 곤두선 채로 서로를 대하게 됩니다.






2. 너도 예민, 나도 예민, 우리 모두 예민


이런 곤두선 상황에 면접자들은 짧으면 10분, 길면 한 시간 정도 노출되어 있을 것입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지만, 끝나고 나면 진이 다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면접관들은 반나절, 어쩌면 그날 하루종일 긴장되고 예민한 상태로 있게 됩니다.

몸도 정신도 고되게 몇 시간을 있다 보면, 면접관도 사람인지라 실시간으로 컨디션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면접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오전에 보는 게 낫나요, 오후에 보는 게 낫나요?’인 것 같습니다.

사실 영향을 아예 안 미친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집중력이라는 게 아무리 컨트롤한다고 해도 일정한 수준으로 내내 유지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실제로 저는 면접을 점심시간 전 마지막 조로 봤습니다. 11시 정도에 들어가서 11시 50분쯤에 나왔던 것 같네요. 11시 30분 정도 되니까 면접장 밖에서 음식 냄새가 들어왔습니다. 딱 느껴지는 본도시락스러운 냄새…

면접관들이 약간은 급해진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면접자가 질문에 핵심대답을 하지 않고, 배경을 빙빙 둘러말하며 시간을 잡아먹는 중이었습니다. 물론 각자 정해진 답변시간이 있긴 하지만, 한국의 정서 상 답변이 길어지면 몇 초는 참아주긴 하는데, 기다리는 보람이 없는 답변인지라 빨리 끊는 게 모두에게 나을 정도였습니다.

그때부터 더욱이 면접관들의 독촉(?) 아닌 독촉이 시작됐습니다. 질문에 핵심만 답해달라고 강력히 욕 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핵심만 뽑아 대답하는 연습을 했던 제가 그 조의 유일한 합격자가 되었나봅니다…(한 조당 4명이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면접관이 집중력을 잃는 것을 알았을 때 그들이 그나마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그 작전 중 하나를 말해보려고 합니다.






3. 상황에 따른 적절한 유우머로 센스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물론, 저 위에서 말했던 모두가 배고파서 신경이 곤두 선 상황(…)에서는 유우머는 집어치우고 핵심만 빨리 말하는 게 상책입니다.

하지만 그 얘기는 [과자같은 (면접)지원자가 되려면] 편을 비롯하여 틈틈이 강조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사실 유우머라는게 각자 개인의 말투나, 성향을 굉장히 많이 타기 때문에, 잘 못 던졌다가는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 중 하나지만, 만약 스스로 조금 신입사원다운 상큼당돌함(?)을 어필하고 싶고, 평소에 그런 농담을 잘 던져왔던 사람(약간 높게 얘기하면 장도연 같은 느낌이랄까요?)이라면 한 번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저는 굉장히 유머러스한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디서나 비교적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편안한 대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유머를 던져보는 스타일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의 면접을 봤을 때, 이런 질문을 받았었습니다.


평소에 기계를 가르쳐주면 빨리 배우는 편인가요?


처음 질문을 딱 듣고 처음 든 생각은

1. 내가 그런 편인가? ->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서 잘 모르겠음
2. 내가 배움이 느린 편인가? -> 실험실에서 분석방법 배웠을 때 생각해 보면 그런 편은 아닌 듯함.
3. 잘 모르겠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야 하나? -> 우대 조건에 특정 기기 다뤄본 사람을 명시했는데, 그건 좋지 않은 듯함


근데,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하고 날카로운 질문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래서 그냥 한 마디 던져봤습니다.


빨리 배우는 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면접관님은 ‘아 그러네요.’ 하면서 하하 웃으셨고, 저도 덩달아 같이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답변을 덧붙였습니다.


저는 필기를 정말 중요시합니다. 제가 아무리 기억을 잘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세부적인 것은 가물가물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배울 땐 항상 최대한 자세히 필기해놓으려고 합니다. 기계를 배울 때도, 실험을 배울 때도 모두 동일합니다. 그게 가르쳐주는 사람의 시간도 최대한 뺏지 않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배움이 늦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대답만 했어도 괜찮았겠지만, 화기애애하고 좋은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면접관을 너무 딱딱하게만 보면 무섭게만 느껴집니다. ‘그들도 회사 밖에서는 다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 동네 아저씨, 아줌마다.‘라는 말이 정말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무섭고 먼 사람으로만 보지 말고, 조금은 편하게 생각하면서 가벼운 이야기도 던지면 오히려 분위기를 좀 편한 방향으로 풀어주는 센스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 줄 수 있으니,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제가 얼마 전에 봤던 쇼츠에서 공감 가는 내용이 있어, 가져와봤습니다. 같이 한 번 읽어보시면서 면접관을 대하는 딱딱하고 긴장된 마음을 조금은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의면접 상황]
면접관: 근데, 3학년 2학기에는 어떤 일이 있던 거예요?
(당시 학점 2.73)
지원자: 3학년 2학기 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제 반도체 대외활동을 3학년 2학기부터 시작을 한 게 있었습니다. 그거에... 팀 프로젝트랑 그런 거에 조금 집중을 했었던 것 같고, 또.. 월드컵을 조금 열심히 봤던 것 같습니다.
면접관: (웃으며) 아 그 당시 월드컵 했었어요?

[면접관의 의견]
면접관: 면접이라는 게, 진지한 답변도 필요하지만 한 두 번 정도는 이렇게 소프트한 답변도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면에 있어서는 뜬금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 번 면접위원들이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그런 포인트는 됐던 것 같습니다.

유튜브 취업사이다 <면접관 질문에 뜬금없는 답변을 한다면?> shorts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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