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16

by 영주











엎어져 자고 있는 모양이 우습다. 왜 저런 자세로 자는 걸까 싶지만 불편하면 스스로 뒤집겠지 하며 그냥 놔두었다.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몸이 제법 길쭉하다. 오동통 올록볼록하던 발도 얄팍하고 날렵해졌다. 누구 발을 닮은 걸까. 우리 발은 저렇게 폭이 좁지 않는데. 예쁘다.





아이는 2014년 8월에 태어났다. 2013년 말쯤 생겨나 세상으로 나올 때까지 가끔 발을 차고 몸을 돌리는 몸짓으로 나를 불렀다. 그사이 4월에 배가 가라앉았다. 아이는 고요히 자랐고 내 배 속에서 무탈했다. 아이가 있던 물속은 보드랍고 따뜻했을 것이다. 배가 가라앉던 바닷속처럼 어두워도, 숨 막히고 차갑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는 솟아올랐고 배는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 간극이 견디기가 어렵다.











가방에 몇 가지 달아 둔 것이 있다. 그중에 토끼 얼굴 인형은 내가 아이에게 만들어 주었던 딸랑이에 붙어 있던 것이다. 아이는 그 딸랑이를 흔들고 토끼 얼굴을 물고 빨았다. 아이가 더는 딸랑이를 흔들지 않았을 때 나는 그것을 떼서 가방에 달고 다녔다. 그리고 노란 리본. 노란 리본은 낡거나 삭아 떨어지길 여러 차례 하였고 지금 달고 있는 것은 아마도 네 번째일 것이다.





자주 잊고 가끔 생각했다. 매달려 있다 떨어졌던 노란 리본들처럼 기억 속에서 배는 자꾸만 낡고 삭는다. 다짐이 흐려질 때마다 내 작은 아이가 가슴에다 대고 발길질한다. 저희가 살 세상을 지켜 내라고. 살지 못한 이들의 마음이 되어 나를 찰 때, 나는 흐르는 눈물마저도 부끄럽다. 내 기억 속의 배는, 건져졌으나 여전히 가라앉아 있고 아이는 오늘도 노래하고 춤을 춘다. 못 다 불려진 노래를 나도 이어 불러야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체념이 아니라 가라앉는 것을 계속해서 끌어올리는 도전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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