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250418)
바쁘다는 건 떨어질락 말락 하는 단추를 고쳐 달 수 없는 것. 언제 떨어질지 모르게 달랑거리는 것을 매달고 있는 것. 혹시나 그것이 떨어지지 않았나 불안해하며 수시로 살피는 것. 채워야 할 것을 단단히 채우지 못하는 것.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을 잃어버리기도 하는 것. 이것들을 다 알면서도 다시 단추를 고쳐 달 수 없는 것.
해야 하는 일들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시기를 지나면서, 일어나서 하고 겨우 먹고 또 하고 다시 자는 며칠을 보냈다. 하루 여덟 시간 혹은 그 이상을 일하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단 며칠 만에 알았다. 책 한 권 읽지 못하고 글 한 편 쓰지 못하고, 삼십 분 이상 걷지 못했을 뿐인데 마음이 마구마구 무너진다. 좋아하는 것들, 그 사소한 일들이 나를 얼마나 위하고 있었는지 새삼스럽다.
그리고 자신을 위할 시간이 전무한 이들을 생각했다. 얼마나 많을까, 먹고살기 위해 늘 ‘이렇게까지’ 해야 하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매일을 살아 내는 사람들이. 산다기보다 버티는 사람들의 내면은 얼마나 텅 비었을까. ‘피곤한 몸에 공허한 마음이 날마다 더해지면’을 생각하니 보이는 사람마다 다 위태롭다.
살기 위해서 ‘자신을 위하는 일’들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면 누구나 적당히 살 수 있는, 자신을 다 써서 없애 버리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살았으면 좋겠다. ‘결국’이라는 낱말 뒤로 어떤 말들을 이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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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리고 단추 달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