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이번 주에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은, 지난해에 보고서 내년에 꼭 보러 가야지 다짐했던 능소화를 보러 간 일이다. 그 능소화를 보기 위해 가지 않던 골목을 걷고, 얼마간 헤매기도 한 일이다. 그 자리에 다시 피어난 꽃들이 반가웠다.
아, 왜 나는 '새로' 피었다고 하지 않고 '다시' 피었다고 했을까. 이 꽃이 지난해의 그 꽃도 아닐 텐데. 새롭지 않아도 좋으니, 그 자리에서 피고 흔들리다 져도 괜찮으니, 여전히 있고 그대로 반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능소화가 떨어지는 빗방울에 툭툭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