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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Mar 12. 2020

베트남에서 처음 길을 건널 때 요령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 생각이 나네요. 길을 건너지 못하고 10분 동안 발만 동동 구르던 기억이 납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지나갈 때 이때다 싶어 같은 일행처럼 붙어서 길을 건넜었죠.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오게 된 베트남에서 강렬한 기억으로 아직도 생생합니다. 신호등이 없는 경우도 많았고, 신호등이 있어도 무시하고 지나가는 오토바이들과 차들 때문에 언제 건너야 할지.. 베트남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언제 길을 건너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길 건너는 요령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저도 이제 3년 차 베트남 생활이라 정답이라 할 수 없습니다. 참고만 해주세요^^ 



1. 베트남 사람들이 건널 때 같이 건넌다. 

 제가 처음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오토바이와 차 들이 무질서하게 지나가는 험난한 횡단보도를 가장 잘 건너는 이들은 바로 현지인들입니다. 그들이 지나갈 때 얼른 지나가세요. 보기에 위험해 보여도 그때가 찬스입니다. 저도 그들 덕분에 처음 횡단보도를 건너는 데 성공했습니다.


2. 차가 오는 방향을 똑바로 쳐다보며 자기가 건널 것이라는 확실한 표시를 한다.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인데요. 타이밍이란 게 있습니다. 끊임없이 몰려올 때는 어쩔 수 없지만, 한 타이밍씩 차들이 끊겨서 올 때가 있습니다. 그때 건널 타이밍인데요. 꼭 마주오는 차량 쪽을 바라보며 자신이 건널 것이라는 확실한 표현을 해야 합니다. 그럼 오토바이들이 알아서 속력을 조절해서 우리 옆을 지나갈 것입니다. 손을 앞 혹은 옆을 들고 자신이 지나갈 테니 길을 비켜달라는 수신호도 꼭 하세요. 



3. 뻔뻔하게 가야 한다. 

 그럼에도 오토바이들이 부딪힐 것처럼 달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알아서 피하지만요. 그럴 때 자칫 쫄아서 가던 길을 멈추거나 갑자기 걷다가 빨리 걷거나 달리면 안 됩니다. 내가 가는 속도에 맞추어 그들도 알아서 속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갑자기 멈추거나 달리면 당황하게 되어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그래서 가던 길은 뻔뻔하게 쭉 가셔야 합니다. 


4. 위험할 것 같으면 건너거나 가지 마라. 

 그래도 위험하게 (정말 위험하게) 달려오는 이들이 있습니다. 소위 막가파식으로 달려드는 차량들인데요. 뭐가 그리 급한지 사고 날것처럼 지나갑니다. 그럴 때는 뻔뻔하고 뭐고 없이 억지로 건너가시지 말고 지나가고 나서 움직이세요. 정말 사고 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몇 번 해보다 보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눈치껏 그들과 서로 합을 맞추면 쉽게 건널 수 있지만, 객지에서 어떤 사고를 당하면 안 되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대한 방어적으로 움직이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꼭 자신이 지나간다는 표시를 분명하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오늘도 베트남의 무질서 속의 질서를 건너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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