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스토리 Dec 06. 2023

내집찾기

제주의 연세 살이

제주에 살면서 1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날이 있다. 연세 입금하는날이다. 제주에서 나는  연세살이 중이다. 육지와 달리 제주는 전세, 월세가 아닌 연세를 받는다. 연세를 주인에게 보내주어야 하는 날이 오면 연세금액이 상당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큰 목돈을 송금하고 나면 통장도 비고 내 마음도 비는것 같다. 제주 살이를 하며 연세를 7년째 살고 있으니 그 돈을 계산하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다. 연세를 주느니 집을 사서 은행에 이자를 주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이자가 상당하다. 아이들이 마음에 들만한 집 그리고 쉬고 싶은 집 내 집을 제주에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제주의 연세는 가격이 다르지만, 대략 방 3, 화장실 2개 정도로 30평대 연세를 구하려면 1년에 1천만 원에서 2,000만 원 가까이 든다. 너무나 과하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처음 집을 장만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작은 17평 임대 아파트에 들어가 부도가 난 아파트에서 결국엔 내가 경매를 받아 산 작은 아파트였다. 그게 첫 집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줄줄이 그 작은집에서 낳았다. 그런 아이들이 지금은 큰 녀석이 22살 딸아이 20살 막내아들 19살 고만 고만한 아이들 키워내다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가게 되자 학교가 좀 멀게 느껴져 학교 앞으로 이사를 강행했다. 그렇게 두 번째 집을 계약하고 25평 아파트로 또 이사를 갔다 너무 좋았다. 14층 아파트에서 5층에 집을 장만하고 창문으로 내다보면 학교 운동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곳으로 좀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아이들이 행복해했다.


그 아파트에는 또래 아이들이 정말 많이 살고 있어서 친구들도 마음대로 만날 수 있고 앞에 개울가가 있고 넓은 학교 운동장은 마음껏 뛰어놀기 좋은 동네여서 아이들도 나도 너무 좋아했던 집이다. 그 집에 들어갈 때가 생각이 난다 전 주인이 새시를 좋은 걸로 교체해놔서 좋았지만 부엌이며 베란다며 그곳에 붙일 타일을 내가 직접 몇 날 며칠 발품 팔아 가며 고르고 골라 하루는 전문가의 손길을 나머지는 남편과 함께 타일을 붙이며 신이 났던 기억과 직접 벽지를 고르고 벽지를 붙이는 일 그리고 아이들 방을 고르라고 했던 일등 17평의 집보다 몇 평 넓었지만 고를 수 있는 방이 있다는 게 어딘가? 그리고 제주에 이사를 온 일 그 이후로 제주에서는 연세를 주고 산다.


처음에 집을 구하기 힘들었던 차라 아이들의 학교가 가까운 곳을 선택해 빌라를 골랐다. 제주까지 와서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환경 좋은 곳에서 예쁜 집에서 살고 싶었으나 내 맘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 아이들의 학교 동선이 짧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매번 픽업하거나 버스를 타야 한다는 생각에 최대한 가까이하고 싶었다. 그렇게 살아가다가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남편이 굳이 반대를 하는 게 아닌가! 너무 비싸며 싸워서라도 내가 이겼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비싸지 않은 날이 어디 있던가? 지금도 집은 비싸다 싼 집은 없다. 내년엔 어떻게 해서라도 예쁘게 마음대로 꾸미고 살 수 있는 예쁜 집을 구하는 게 나의 멀지 않은 계획이다.

작가의 이전글 부담을 이기면 성장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