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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스토리 Dec 04. 2023

성공의 지름길 /요즘 흔한 제목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오늘 글감은 생일이다. 나는 무슨 글을 써야 할까..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허둥대는 내 모습을 내가 나를 보고 있을 때, 관대하지 못하고 종용하는 나를 볼 때도 있다. 좀 쉬어주면 어때서 좀 천천히 가라고 하면 어때서 나를 다그쳐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나를 일으킨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나 힘들어서 잠이 깬 지 삼십여 분동 안 따뜻한 침구에 업어졌다 뒤집어졌다 옆으로 누웠다가 그럼에도 내 손은 어느새 책을 잡고 눈은 활자를 보며 30여분을 반은 머릿속에 들어오고 반은 흘려보내는 방바닥 독서를 끝내고 마침내 일어났다.


차가운 거실과 화장실에 온기도 내게 쓰는 건 아까운 나는 옛날 어릴 적엔 바로 집 앞 개울가에 얼음장을 깨고 세수도 했는데 뭘.. 아파트의 찬물이 얼마나 차갑다고 라는 무의식의 타협은 끝난 지 오랜 세월이고 찬물에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출근준비를 한다. 나름의 절약 방법이다.  

   

수능을 마친 막둥이 아들 녀석은 오늘의 일정이 운전면허학원 밖에 없다며 12시 넘어갈 테니 깨우지 말고 출근하라는 어젯밤 특명이 나의 뇌리를 스쳐 그냥 둔다.

10분도 안되어 화장은 끝이 난다. 마흔 후반의 화장법은 기초와 선크림을 바른 후 쿠션으로 한번 휘릭 얼굴전체를 토닥거려 주고, 색이 조금 있는 엷은 붉은색의 립스틱만 바르면 된다. “나 화장했소” 티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나만의 의식이다.     


한라산자락 밑엔 나의 사무실이 있다. 12월 결산을 앞두고 보완하고 정리해야 할 사무업무가 많다. “오늘도 바쁘겠구나” 하며 마감이 있는 업무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면 꽉 막히는 도로를 따라 퇴근을 하며 차 안에서 나는 또 생각한다. 인생은 그렇게 주어진 대로 최선을 다해서 사는 거라고, 좋은 사람들과 만남을 하며 그들에게 좋은 사람만 되기 위해 애쓰고 산시 간에 비해 이젠 나에게도 좋은 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 보았다.     


흥얼거리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강의를 들으며 때론 밀리의 서재 속 책들을 들으며 퇴근을 한다. 최근엔 밤새 읽었던 전안나 작가의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읽고 밤새 잠을 뒤척였다. 무슨 이런 억지책이 있을까? 제목에 끌려 보게 된 전안나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언젠가 나와 함께 일하는 이사장님과 나눈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어쩌다가 묘지 이야기가 나왔고 부모님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짧게 “저는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습니다.”라는 말에 이사장님은 “어떻게 세상을 엄마가 없이 사냐”라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이 났다.      

그 말은 너무 힘들었겠다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책 속의 주인공은 어릴 적 4살 그러니까 엄마를 알 수 있는 나이에 버려졌고 고아원에 들어가 5살 때부터는 양부모의 감정받이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5살 때부터 밥 차리는 아이 매일 맞아야 했고 울어야 했으며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다며 이야기는 구구절절이 써내려 져 갔다.      


나는 사실 이런 유의 책은 잘 보지 않았다. 어릴 적 신데렐라, 콩쥐 팥쥐의 이야기를 끝으로 말이다. 왜 새엄마는 늘 악역으로 나오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전안나 작가의 공포가 느껴져 왔다. 왜인지 모르지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어린 나이지만 얼마나 도망치고 싶었을까? 나의 초등학교 5학년때 아빠와 새엄마와 남동생 둘과 살던 그 집을 떠나 학교 가는 척 도망쳤던 나의 과거 그때만큼이나 심장이 쿵쾅 거렸다.      


작가는 드디어  27살의 나이로 양부모님을 떠나는 여정이 그려질 땐 내 속이 다 후련했다. 내 진심의 끝에서는 다시는 발걸음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작가는 그러지 못했고 지금도 양부모의 생활비를 보내주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전안나 작가는 사회복지사다 그 일을 하면서 글도 쓰고 쓰라린 아픔이 치유를 위해 사회복지사가 되었고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는 책을 내었다고 말했다. 남을 위한 책이 아닌 자신을 위한 책이었다고 말한다. 그 마음이 왜 구구절절이 이해가 되고 알겠는지 나는 알 것만 같다.      


진심으로 마음이 아팠던 구절이 있었다.


양어머니는 신실한 신자였다.

새벽 기도를 가고, 금요 철야 예배를 드리고, 매일 성경을 읽고, 성가대를 하고, 전도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의 영혼을 살렸다고 하지만, 딸과 남편에겐 폭력과 폭언을 휘두르며 서슴없이 죽으라 말하는 양어머니를 이해하려 성경을 읽었다. 매일 딸을 때리면서도 딸을 목회자 사모로 만들어서 '신앙심 좋은 어머니'로 본인이 존경받고 싶었던 양어머니를 이해하려....


이중 삼중 가면의 이 구절을 읽을 때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를 위해 사는 세상 나만을 위한 세상 온 세상이 나에게만 집중되어야 하는 그런 세상, 힘없고 여린 딸마저도 나를 위해 나를 빛나게 해야 하는 세상 이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슬프기까지 했다. 나 역시 기독교인이지만 많은 반성과 갈길을 기어코 찾아내준 고마운 글귀였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성공을 갈망하는 현대인에게 딱 열다섯 가지 조언을 한다. 그중 한 가지는 "남의 성공을 도와주는 것이 바로 당신이 가장 크고 빠르게 성공하는 길이다"라고 말해 준다.

내가 부업으로 10여 년째 하는 멜라루카라는 회사의 이념이 여전히 좋은 이유다. "이웃들의 목표성취를 도와 그들의 삶의 향상을 돕는다"영어식 해석이지만, 전안나 작가가 조언하는 말과 흡사 같은 말이다. 이웃을 돕는 일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작가들은 모두 쓰린 과거 속에서 그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글로 표현하고 글과 함께 치유하는 과정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언젠가 인스타에 댓글을 단적이 있었다. 매일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는 작가님의 피드에 “정말 멋지십니다. 대단하세요”같은 댓글을 단적이 있었다. 그리고 답글에 작가님은 “살기 위해 읽습니다”라는 답글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메시지였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더욱 좋은 글로 멋진 행보를 기원한다.      


12월엔 특별히 나만의 특별새벽기도회를 계획했다. 그런데 내일이 5일째다. 내일은 시작해야 한다. 내일 새벽에도 이불속의 따뜻함을 뿌리치고 일어나길 오늘 나와 약속해 본다. 일어나 걸어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아멘 아면 아면..     

과거는 지나가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늘 나는 어떤 선택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며 오늘을 잘 살아 내기로 한다. 나의 계획들을 잘 꾸려 살기 위한 최대한의 방법이다. 오늘 지금을 잘 살아 보기로..

그래서 몇 날 시위 중인 남편을 설득하고 애써 웃으며 남편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 오늘 참 많은 일을 했다. 칭찬해 나를.. "남편은 사랑입니다"라고 주기도문처럼 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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