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를 활용한 효과적인 자녀교육 26

-사회학습 이론(Observational Learning Theory)-

by 김정미

1950~60년대 당시 심리학계는 행동주의(Behaviorism)가 주류였다. 즉, “학습은 자극과 반응, 그리고 강화의 결과로만 일어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알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람은 꼭 직접 보상이나 처벌을 받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행동과 그 결과를 관찰함으로써 학습할 수 있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반두라는 유명한 ‘보보 인형(Bobo Doll)’ 실험을 고안했다. 그는 3~6세 사이의 유아 72명(남녀 각각 절반)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A집단 아이들에게는 성인 모델이 보보 인형을 때리고, 주먹질하고, 막대기로 치며 “이 자식!”과 같은 공격적 언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B집단 아이들에게는 성인 모델이 인형과 평화롭게 놀거나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비공격적인 장면을 관찰했다.


이후 연구진은 아이들을 놀이방으로 옮겨 다양한 장난감을 제공했다가, 잠시 후 “이 장난감은 너무 소중해서 사용할 수 없어.”라며 선호하는 장난감을 빼앗았다. 이는 좌절감을 유발하여 공격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실험 단계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공격적 모델을 본 아이들은 인형을 때리거나 발로 차고, 심지어 욕설까지 하며 모델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했다. 반면, 비공격적 모델을 본 아이들이나 모델이 없는 아이들은 공격적 행동이 현저히 적었다. 또한 동성 모델을 관찰했을 때 모방률이 더 높았다. 즉, 남자아이는 남성 모델을, 여자아이는 여성 모델을 더 잘 모방했다.

이를 통해 반두라는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이는 이후 관찰학습(Social Learning Theory)의 기초가 되었다. 이 연구의 시사점은 분명하다. 아이들은 말보다 행동을 모방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모범적 모델’이 되어야 한다.


텔레비전에는 수많은 광고가 나온다. 짧은 15초짜리 광고라도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결국 그 제품을 사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부모는 어떤 존재일까? 자녀에게 부모는 24시간 내내 켜져 있는 광고와 같다.


아이들은 엄마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배우고, 결국 부모의 행동까지 따라 하게 된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친정 어머니와 본인 그리고 자녀의 애착 유형이 일치한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아무리 “나는 엄마처럼 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해도, 결국 어느새 자신의 어머니를 닮은 엄마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영향’이 아니라, 심리적 대물림(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이된다. 아래 그림처럼 아이는 직접 본 적 없는 할아버지의 성향을, 아버지를 통해 이어받을 수도 있다.

화면 캡처 2025-11-15 124342.png

심리학자 톨먼(Tolman)이 쥐 미로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듯, 보상이 없어도 경험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잠재학습(latent learning)개념은 이러한 세대 간 학습의 무의식적 전이를 설명해 준다. 엄마가 영유아기나 성장기 시절에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받았던 경험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현재의 양육 태도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 경험 속에는 따뜻한 감정도 있고, 상처도 있으며, 그에 따라 형성된 가치관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물림’이다. 따라서 부모가 되는 시기는 곧 부모 교육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부모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과정이 아니라,“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다듬는 과정이다. 요즘처럼 정보를 검색하면 무한히 쏟아지는 시대에는지식보다도 태도와 의식의 변화가 훨씬 중요하다. 왜냐하면 좋은 부모가 되고자 노력하는 그 마음조차 아이에게 대물림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부모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모든 부모님께 늘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를 전한다. 그리고 강의를 마칠 때면, 한 자녀가 쓴 다음의 시를 꼭 함께 나눈다.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 작자 미상-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내가 그린 최초의 그림을 냉장고에 붙여 놓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주인 없는 개를 보살펴 주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동물들을 잘 대해 주는 것이 좋은 일이란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난 신이 존재하며,

언제나 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잠들어 있는 내게 입 맞추는 걸 보았어요.

난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때로는 인생이라는 것이 힘들며,

우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님을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날 염려하고 있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내가 원하는 모든 걸 꼭 이루고 싶어졌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당신이 생각하셨을 때,

난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내가 본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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