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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Oct 05. 2022

나는 우월합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6살 황종국입니다. 전기공학과를 졸업했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취업 준비 중입니다.



Q. 저에게는 ‘전기공학과’가 생소한데요.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기공학과에서는 크게 발전, 회로, 반도체, 프로그래밍에 대해 배워요. 현장에서 전기, 전자가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 관리하는 기술을 배우는 학과죠. 회로를 예로 들면, 우리가 지도를 보면서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하는 것처럼, 전류가 흐르는 길을 최소한의 동선으로 설계해 효율성을 높이는 일을 하는 겁니다.



Q. 최근 목표를 바꿨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한국전력공사와 같은 발전공기업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발전산업 전망이 어두워졌고, 채용인원도 급격히 줄어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회사로 목표를 바꿨죠. 다행히 반도체 산업이 발전산업 다음으로 관심 있었던 분야였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요.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아닐까 걱정되곤 해요.





Q. 취업 준비를 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돈이에요. 부모님께 용돈 받으며 생활하는 게 죄송해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어요. 편의점, 카페, 택배, 사무보조,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며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죠.


다행히 지금은 정부지원 사업이나 청년 정책의 도움을 받아 생활비 부담을 덜었어요.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추진하는 '청년전세임대주택'에 당첨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서울 생활을 하고 있죠. 서울시 '청년지원사업'에 신청해서 매달 생활비 50만 원씩 지원받고 있기도 하고요.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사업이 많으니 무조건 신청하는 걸 추천드려요. 서울시에 거주하는 분들은 인스타그램 청년행복프로젝트(@youthseoul.official) 를 팔로우하면 다양한 청년 지원 사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Q. 종국 님만의 불안감을 이겨내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불안감은 취업준비생에겐 어쩔 수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취업준비를 함께 하는 친구들의 뛰어난 스펙과 취업 소식을 들을 때마다 불안감이 밀려오곤 하는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먼저 취업한 선배, 동기들과 만나 대화를 자주 나눠요. 실제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이론이 활용되고 있는지 물어보면서 앞으로의 공부 방향을 설정하고 보충해야 할 부분을 점검해요. 간혹 대화를 할 때 제가 공부한 내용이 나오거나, 대화 내용을 전부 이해하고 있는 저 자신을 보면 안심이 되기도 하고요. 공부한 게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고,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거든요. 그렇게 저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마음을 다잡으면 불안감이 사라져요. 그렇게 다시 공부를 시작하죠.





Q. 원하는 목표를 이뤘을 때 종국 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한 가지 확실한 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을 거 같아요. 주변 지인들은 저에게 원하는 목표를 이뤄도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말해요. 그러나 저는 그게 산보다는 언덕처럼 느껴질 거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대기업 입사고, 그게 제 인생에서 가장 높은 산일 거 같거든요.



출처 : pixabay



누군가에게 한라산은 정말 높은 산이예요. 하지만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해본 사람이 한라산을 봤을 땐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죠.



Q.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지금 그 누구보다도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저는 주변에서 인정해주는 말, 칭찬 섞인 격려의 말을 들으면 불안감이 사라져요. 칭찬과 인정을 동력 삼아 살아가고 있거든요.





Q. 종국 님과 대화하다 보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고 지식이 풍부하다고 느낍니다. 비결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그래서 끊임없이 탐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하죠. 그렇게 지식이 쌓이다 보면 사람들은 저를 찾기 시작해요. 그리고 질문하고, 인정하죠. 때론 어쩜 그렇게 아는 게 많냐며 놀라기도 하고요. 저는 인정받고 칭찬받는 순간, 그 누구보다 우월한 존재가 된 것만 같아요.


반면 이런 성격 때문에 쉽게 무너지기도 해요. 제 모든 일에 대한 동기와 목적이 외부에 쏠려 있기 때문인데요. 저는 인생에서 ‘인정’을 가장 중요시해요.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인정받기 위해 살아가죠.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진다고 느끼거나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 좌절하고 탄식해요. 시도 때도 없이 남들과 비교하는 습관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죠.



Q.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 고질적인 성격이자,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적 지위를 피라미드로 비유하면, 맨 위로 올라가서 인정받고 싶고, 존경받고 싶고, 누리고 싶은 거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그 사람들보다 우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거든요. 저는 그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어요.





Q. 가장 싫어하는 건 무엇인가요?


사기꾼. 남 등 처먹는 사람들. 약자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짓밟고 올라가려는 사람들. 타인을 웃음거리로 만들면서 자기를 추켜세우는 사람들을 정말 싫어해요. 대학생활을 하면서 환멸 날 정도로 많이 만나고 느꼈거든요.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는 거 같아요.





Q.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언제였나요?


대학에 합격하고 서울로 올라온 거예요. 서울은 정말 다른 세상 같았어요.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새로웠죠.  제가 군산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서울에서 가장 많이 느낀 건 경험의 차이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거였어요. 성인이 돼서 처음 접해본 문화가 서울/경기권에 거주하는 친구들은 이미 학생 때 전부 접해본 것들이었어요. 심지어 그 분야의 ‘마스터’인 친구들도 있었죠.

그래서 저는 더 많은 경험을 하면서 친구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어떤 걸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죠. 서울에서 느낀 열등감이 저 자신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거예요. 이를 계기로 제 삶이 많이 바뀐 거 같아요.



Q. 행복,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타인을 도울 때 보람을 느껴요. 지하철에서 쓰러진 노인 한 분을 구급대로 인계했을 때나, 공익근무 시절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모실 때 보람을 느꼈어요. 그리고 제가 노력한 결과가 좋을 때 행복을 느껴요. 대학 합격, 자격증 취득 등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질 때 정말 행복하죠.





Q. 마지막으로 종국 님이 가장 애정 하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1) 스마트폰


갤럭시 S20+


스마트폰은 제 전공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스마트폰 한대를 이해한다면 제 전공을 마스터한 것과도 같죠. 또한 궁금한 게 많고,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제 성격을 생각하면 스마트폰은 저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존재예요.


2) 신발


컨버스 런스타 하이크


신발은 저에게 참 고마운 존재인데요. 저의 작은 키를 높여주고, 다양한 곳을 갈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죠. 앞으로 이 신발을 신고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웃음)


3) 가족팔찌



제주도에서 가족끼리 탄생일 가족팔찌를 맞췄어요. 소소한 물건이지만 가족과 함께 무언가를 해본 적이 처음이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었죠. 팔찌를 볼 때마다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데요. 무엇보다 하루빨리 성공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드는 거 같아요.



credit

edit @yymymyymym

photo @mimal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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