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까지 내리는 복잡한 거리가
아름다웠던 것은
너와 둘이 우산을 쓰고
함께 걸었기 때문이다.
동짓달 깜깜한 밤중에
고갯길을 넘어가는 것은
내 편히 쉴 곳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딸은 결혼해서 서울에 산다.
나는 아산의 한 시골 동네에 산다.
딸을 만나러 서울에 갔다가 내려오니
날이 저물어 깜깜했다.
딸이 있으니 서울도 내게 의미가 있고
사는 집이 있으니 깜깜한 고갯길도 무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