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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monfresh Sep 06. 2021

구월 초순

그 숲에 들어섰을 때 나는

여름이 떠났다는 것을 알았다.


나무에서 금방 떨어진 듯

반짝 빛나는 알밤 한 톨,

지난여름 숲속을 날아다녔을

죽은 나비의 날개 한쪽,

비 온 뒤 한꺼번에 올라온

동그란 버섯의 무리.


매미는 아직 여름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나는 여름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알겠다.

2021.9.4 아산 영인산 아랫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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