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들

by 유을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항상 이름 모를 여러 가지 감정들이었다.


어제는 분명 이해됐던 감정들이 오늘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애정인지 증오인지 모를 양가의 감정에 쉽게 저울질되고는 했다.

오늘은 그렇게도 죽고 못살게 좋았던 것이 내일은 다시는 쳐다보기도 싫을 만큼 지겨워지기도 하고, 어제는 몸서리치게 끔찍이도 싫었던 것이 오늘은 나를 미치게 할 만큼 좋아지기도 했다.


스쳐 지나가는 작은 말들까지 마음에 담아두며 그 말들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기뻤다가 슬펐다가 내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 채 그저 흔들리기만 했다.


그렇게 감정에 휘둘릴수록 나의 존재 자체에 대한 괴로움이 더 커졌는데, 이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가장 괴롭게 했다.


그래서

나를 이해해 보기로 했다.


감정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무언가 떠오를 때마다 조금씩 글로 마음의 흔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울고 있을 때 글을 썼고 글을 쓰면서도 울었다.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런 마음이 들었는지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해하게 된다면 더 이상 괴롭지 않을 것만 같았다.


처음에는 그 과정이 제법 효과가 있어 보였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원인을 찾고 그 이유를 해결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상황을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며 나 자신을 이해시키려고 했다.

그러다 보면 그게 진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만든 논리에 내가 설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은 더 늘어만 갔다.

이유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는데도 어딘가 불편함은 해소되지 않았다.

받아들여지지 못한 마음들은 더 큰 응어리가 되어 돌아왔다.


그래서 또 다른 의문이 들었다.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온전한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각만으로는 닿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

단순하게 마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들 말이다.


그 의문이 해결된 것은 정말 우연한 경험으로부터였는데,

그때 나는 깨달았다.


진정한 나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마음을 바라보는 것뿐만 아니라 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것을.

오히려 몸은 더 솔직하고 직설적이게 나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몸이 보내주는 신호에 귀 기울여 보기로 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