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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녜은 Jan 25. 2019

중림동 언덕 위 성당, 그리고 아파트

충정로 하루살이의 점심산책 2

두번째 산책

#약현성당 #성요셉아파트

남들보다 조금 긴- 점심시간 200% 활용기
다소 불친절한 나만의 기록
충정로 - 중림동    도보 10분.



#1

중림로 = 약현藥峴
약초밭이 있던 고개라는 뜻의 '약현'은 지금의 중림로. 그 고개 옆 언덕에 지어진 약현성당.

오늘의 점심산책은 성당의 후문(?)에서부터 시작한다.
꽤나 가파른 언덕 길을 올라가야 한다.
언덕을 오르다가 제일 먼저 보이는 부분은 뾰족한 첨탑, 그리고 빨간 벽돌이다.

#2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벽돌조 성당

명동성당(1898)보다 6년 앞서 1892년에 세워졌다. 명동성당의 축소판이자 시험적으로 만들어졌던 곳이라고 한다. 또한, 이곳은 드라마촬영지, 혼배성사(성당결혼식) 장소로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다.

성당의 앞(파사드)과 뒤(앱스). 바실리카 양식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고딕양식의 뾰족한 아치형 현관문. 측랑과 연결된다.

#3

고딕양식 < 로마네스크양식

프랑스 신부 코스트가 설계했고 그 당시 주임 신부였던 두세가 감독하였다. 특이한 건, 중국인 기술자들이 시공했다는 점이다. 그때까지는 우리나라 건축장인들이 성당건물을 지을 만큼의 기술과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힌다. 이로써, 고도의 기술과 더불어 많은 돈이 필요로 했던 고딕양식보다는 로마네스크 양식에 더 가까운 모습이 되었다.

성당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앱스(뒷쪽 제단)가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고 뾰족한 아치형 천장이 돋보인다.
앱스(apse)의 스테인글라스는 더욱 영롱하다.
측랑(aisle)이 아닌 신랑(nave)에 앉아 기도를 하는 신도. 하나님과의 거리가 더 가까워진 느낌일까.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삼랑 구조.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따사로운 겨울햇빛.

#4

성 요셉

명동성당의 수호성인은 성모마리아. 약현성당의 수호성인은 성 요셉. 성 요셉은 마리아의 남편이다.

약현성당의 앱스(성당의 뒷쪽)에 마련된 성 요셉의 조각상.

약현성당은 사실 그 당시 천주교 박해로 순교하신 분들을 기리는 '서소문 성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지어진 것이다.
성요셉아파트로 가기 위해 약현성당 정문(?)으로 내려갔다. 성당과 아파트의 입구는 분리되어 있다.

#5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

성 요셉 아파트

약현성당의 수호성인이 성요셉 아니였던가. 약현성당의 수익사업으로 지어진 이 아파트는 성당 신자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했다. 1971년 준공된 아파트이다.
언덕을 따라 옆으로 휘어진, 선형식 건물. 지형의 흐름에 철저히 순응한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갯길 정상에서 바라본 성요셉 아파트. 3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곱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다.

#6

커피방앗간

서울 중구 서소문로6길 34 성요셉아파트

아메리카노 1,500 카페라테 2,500

***아포카토 4,000

평일 08:00~20:00 토요일 10:00~17:00

일요일 휴무

성요셉 아파트 1층은 상가들로 채워져있다. 그 중 한 가게. 요즘 나의 참새방앗간. 여긴 아포카토지.
어디서 참기름 냄새가 나지? 커피방앗간 옆엔 진짜 방앗간이 있다.


에티켓을 지킵시다
성 요셉 아파트의 사적인 공간, 즉 주거공간은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된다. 단순한 호기심과 사진을 찍겠다는 욕심으로 그들의 공간을 침범하기 없기.


드라마 촬영지로 바쁜 약현성당 (19년 02월 기준)
(왼쪽) KBS 하나뿐인 내편 방송캡쳐, SBS 열혈사제 방송캡쳐

하나뿐인 내편

- 강기사님(최수종 분)과 홍주(진경 분)의 러브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그 장소. 그 성당.

열혈사제

- 이영준 신부님(정동환 분)이 주임신부로 계셨던 구담성당. 지금은 박해일 신부님(김남길 분)이 잠시 미사집전을 맡고 있는 그 성당.


두 드라마가 동시에 방영중이니 요즘 성당에 가면 두 팀 중 누구든 만나지 않을까.ㅎ


글.사진 전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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