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타르트, 마음을 치료해주는 나쁜 단맛
새벽 세시만 되면 눈이 번쩍 떠지는 게 익숙해진 요즘.
이러다가 다섯 시쯤 되면 너무 졸려서 다시 자는데, 생각보다 낮에 그렇게 졸리지도 않다.
다만, 아침에 알람에 맞춰서 다시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 뿐.
내일 의사 선생님께 찾아가 봐야 될 것 같다. 이거 가만두면 건강 해칠 것 같아서 말이다.
일주일 동안 좀 멘붕이었다.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은 분명 벼랑 끝이고 상황은 최악인데, 이상하게 마음은 그렇게 불안하지가 않다.
정말 나는 대책이 없는 사람인가 보다. 다만, 나에게 이렇게 피해를 끼치고 마음을 상하게 한 사람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다 보시고 다 아시니 대신 싸워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난 단 한 번도 인과응보의 법칙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보지 못했어. 반드시, 되돌아갈 거다.
8월에는 반드시 끝내야 하는 제안서가 있는데, 마음을 계속 못 잡아서 진전이 안된다. 아, 역시 11월에 넣어야 하는 건가.
이것도 다 뜻이 있겠지?라고 억지로 믿으며 마음을 다스려본다.
생각해 보면 세상에 살아가면서 내 계획처럼, 내 마음처럼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들은 어떤 사람들은 내가 꿈을 이뤘다며 좋겠다고 말하는데..
미술은 전혀 예상치 못한 길이었고, 내 꿈도 아니었다. 내 꿈은 그냥.. 너무 평범하고 단순한 거였는데, 그게 유독 내 인생에서는 어렵더라.
불량 식품을 정말 안 먹는데, 뭔가에 홀린 듯이 반값 세일에 집어온 팝타르트.
미국인들의 소울푸드라고 들었는데, 호주 마트에도 아주 많다. 지난 몇 년 동안 무척이나 궁금했었는데.. 몸에 나 빠보여서 먹지 않았었다.
경험은 좋은 거잖아?
지금 안 먹으면 계속 생각날 거야.
한 번쯤 뭐 어때?
지금 먹어 지금 먹어 지금 먹어
엄마는 그 나이에 뭐 그런 걸 먹냐며 질색하셨지만.. 궁금했다.
심지어 유튜브에 사람들의 반응과 리뷰까지 찾아봤는데,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다.
전자레인지에 15초 데워먹으라고 했는데, 나는 원래 청개구리 같은 인간이기에..
에어프라이어에 5분 데워먹었다.
OMG
바삭바삭
MZ들의 표현으로 대존맛이었다.
달긴 달았는데, 우유랑 먹으니 찰떡이었고.. (필자는 오트 밀크나 아몬드 밀크, 두유 등의 식물성 두유를 마셨었는데, 몇 년간 우유에서 냄새난다고 우유를 마시지 않았었다. 올해 대운 바뀌면서 희한하게 입맛도 싹 바뀌었다.)
정말 불량식품 맛 나서 별로일 것 같았던 딸기맛도 생각보다 고급졌고.. 마시멜로가 들어있는 스모어 맛은 내 마음을 치료해 주었다. 에어프라이어에 돌린건.. 정말정말정말 운명이었다. 나 정말 배운 여자구나.. 응? ㅋㅋ
정말 적어도 딸기맛은 절대 내 취향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긍정적 리뷰들에 저 딸기맛이 팝타르트의 기본이고, 맛있다고들 하길래 먹었는데.. 역시 너무 맛있었다.
인생은 예측불허다.
내가 불량식품을 먹으면서 힐링받고 있다니.
이 새벽에 이리 신세한탄이나 하는 글을 쓰면서 불량식품을 찬양하고 있다니.
그래도 생각보다 뭐 되게 나쁘진 않은 것 같아.
다만, 이젠 나이 드니까.. 단거 많이 먹으면 띵하다 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