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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Oct 28. 2022

씽1, 동물도 인정받기 위해 투쟁한다?

Don’t let fear stop you from doing the things you love.



잠시 시간이 남아 넷플릭스를 뒤지다가, 전에 보려고 찜해둔 씽1을 봤습니다. 분명히 이게 1편이고 씽2게더가 2편인데, 2편을 먼저 본 저로선 무슨 프리퀄처럼 느껴집니다. 아, 얘들이 이래서 2편에서 이렇게 된 거였구나-하고요.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2편에서도 캐릭터들이 온갖 고난을 겪어내고 무대를 꾸몄는데, 1편도 다르지 않습니다. 2편 처음에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기에 나름 지역에서 잘 나가는 로컬 스타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생초짜부터 시작한 멤버들이었네요.



* 현재 넷플릭스(링크)와 왓챠(링크)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 구글 플레이에선 대여 1,000원/ 구입 3,500원, 네이버에선 대여 1,200원/ 구입(더빙+자막) 5,000원 입니다.

씽2게더도 넷플릭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예, 이 영화는 망한 극장을 꾸려나가는 극장주 버스터 문이, 극장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배우를 오디션으로 뽑는 이야기입니다. 겉으로는 그런데, 실제론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 사람...아니 동물들이, 재능을 인정받는 이야기죠.


전체 이야기를 두고 보면, 2편만큼 화려하거나 극적이진 않습니다. 대신 캐릭터 각자에게 초점을 맞춰,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를 한 영화에 몰아놓고, 그들 모두에게 초점을 맞추면서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끌어가는 게 신기할 정도.


...버려지는 캐릭터가 거의 없다고 해야 하나요.





씽의 등장인물..아니 동물들에게 공통적인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정’에 대한 결여입니다. 무대를 너무 사랑해 극장주가 된 주인공 코알라 ‘버스터 문’은 무능한 극장주 취급을 받습니다. 25명(?)의 아이를 키우는 돼지 ‘로지타’는 아이를 키우기도 버겁죠.


역시 노래를 잘하는 호저 ‘애쉬’는 같이 살며 활동하는 남자친구에게 매번 무시당합니다. 도둑 일가의 아들인 고릴라 ‘조니’는 훌륭한 도둑으로 자라나길 강요받죠. 노래를 정말 잘하는 코끼리 ‘미나’는 자신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음, 흥이 넘치는 돼지 ‘군터’와 선량하나 놀기 좋아하는 양 ‘에디’, 쥐 ‘마이크’는 ... 모르겠지만요. 아하하하.



▲ 군터는 결코 좌절하지 않아!


결국 수많은 고난을 헤치고 이야기는 해피 엔딩을 향해 달려가지만, 전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그게, 왜 버스터 문의 아버지는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문에게 극장을 사준 걸까요?


씽1도 그렇고 씽2게더도 그렇고, 버스터 문의 재능은 무대를 연출할 때 정말 빛납니다. 좋은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도 있고, 잘 키우기도 하고, 무대 구성에 대해서도 빵빵하죠. 집요하게 매달리고 안면에 철판도 깔고 아무튼 낙천적이면서 근성 있는 코알라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경영 능력은 빵점이란 말이죠. 그렇다면 그는 극장주가 아니라, 다른 곳에 무대 스태프로 취직해 무대 감독으로 올라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왜 극장을 사줬을까요?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니의 아버지는 아들 재능을 알아볼 생각 없이, 우리 집안이 훌륭한 도둑이니 너도 도둑이 돼야 한다고 합니다. 애쉬 남친은 자기를 서포트 할 것을 강요하죠. 로지타 남편은 착하고 다정하지만 로지타의 꿈에 관해선 관심이 없고요.


미나 할아버지가 미나에게 오디션을 강요한 건, 그나마 결과가 좋았기에 다행입니다만. 각자 자기 관점에서 상대를 재단하고, 그걸 해야 한다고 믿었던 게, 상대를 불행하게 만들었죠. 그래서 이들이 ‘인정’을 갈구하는 상태였고, 오디션에 응모한 계기가 됐지만요.




You know the thing about hitting rock bottom? There is only one way to go, and that is up!



결국 버스터 문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능력을 발휘해, 극장을 살려냅니다. 정확히는 투자자를 감동시켰죠.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지만, 아무래도 경영은 그 투자자분께서 대리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투자자의 손자 에디가 사실상 경영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도요. 그럼 씽2게더에서 잠깐 얼굴만 비춘 게 다 이해가 되니까.


정리하면, 꽤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해외에서 이걸 보고 열광한 아이들이 많았다는 게 이해가 가더라고요. 씽2게더를 보신 분들은, 씽1도 꼭 보세요. 아마 씽1을 본 사람이 씽2게더를 본 사람보다 더 많을 듯하지만요.



* 확실히 음악은 씽2게더가 더 좋습니다.


* 이번엔 한국어 더빙으로 봤는데, 캐릭터를 이해하기엔 더빙판이 더 좋습니다. 뭔가 살갑게 다가와요. 노래할 때는 원곡이 흐릅니다.




* 그나저나 미스 크로울리, 200살 먹은 게 사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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