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16 발표회 후기
웬일로 보통 아이폰 16 모델에 힘을 줬다
진짜 이젠 실시간 시청 그만 두자- 싶은데, 버릇처럼 계속 보게 됩니다. 애플 이벤트입니다. 특히 동영상 프레젠테이션으로 바뀐 후에는, 발표하면서 시연 같은 것도 안 하는 판이라... 갈수록 지루하네요. 이번에는 조금 더 심한 것이, 예전처럼 뭐 재미있는 장면 만들고 하는 것도 없습니다.
... 이젠 영상 프레젠테이션은 좀 관두면 안 될까요.
아무튼, 애플의 2024년 가을, 아이폰 16 발표 이벤트 후기입니다. 아이폰 16과 아이폰 16프로, 새로운 애플 워치와 아이팟 4 등을 발표했는데요. 자세한 사양은 이젠 다들 아실 테니까 넘어가고- 간단한 감상만 정리해 봅니다. 사실 딱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아이폰 16 일반 모델에 힘을 줬어요. 웬일로.
왜 웬일이냐 물으시면, 애플은 그동안 좋은 기능은 일단 다 프로에 먼저 넣고, 1년이 지나야 보통 모델에 넣어줬거든요. 이유야 당연히 아이폰 프로가 마진이 많이 남으니까 그랬고요. 그런데 이번엔, 예전이면 지원 안 했을 카메라 버튼 같은 것을, 일반 모델에도 다 넣어줬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도 마찬가지. 이거 진짜 일반 모델에도 지원하나? 싶었는데요. 아무래도 이거 때문에 A17 칩 날리고(...), A18 칩을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에도 다 적용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덕분에 아이폰 프로 모델이 가지는 장점은, 프로급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다 + 좀 더 좋은 화면-만 남았습니다.
... 어느 순간부터, 120만 원이 넘는 스마트폰에 카메라 2개만 달아놔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게 된 것은 넘어가고요.
아무튼 덕분에 역대 최강(?)의 일반 아이폰 모델이 됐습니다. 대충 2배 줌 사진도 찍어, 프로세서 속도도 빨라, 램도 8G야, 애플 인텔리전스도 지원할 예정이고, 액션 버튼 및 카메라 버튼도 추가 됐고, 그러면서도 프로 모델보다 싸고(...) 가볍고, 배터리도 꽤 가고, 게임도 당연히 잘 되고...
보통 사람이 쓰기엔, 딱히 가격 말고는 불평할 만한 부분이 없네요. AOD? 120Hz 주사율? 사실 전 주사율에 따른 역체감 같은 거 전혀 없는 사람이라(...) 상관없고요(시력이 나쁩니다.). 디지털 앨범 기능 같은 건 그냥 구글 네스트 하나 사다 놓고 쓰고 있어서...
거꾸로 그래서, 이거 이번 아이폰은 좀 안 팔리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합니다. 일단 그렇게 입소문을 탔던 애플 인텔리전스- 한국어 지원이 기약 없고요(AI가 문제면 2025년 신제품까지 기다려도 된다는 이야기). 지금 들어간 많은 좋은 기능들이, 막상 기존 일반 아이폰 유저들에겐 굳이 바꿀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 iOS 18 업데이트가 안 되는 기종(아이폰 Xs 이전 기종)은 좀 고려를 해야겠지만.
실제로 CIRP에서 조사한 내용을 보면, 아이폰을 오래 쓰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3년 이상 아이폰을 쓰는 사람이 34%에 달합니다. 이들을 참 쉽게 기변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같은 회사에서 한 조사를 보면, 아이폰을 오래 쓰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폰이 고장 났거나 못 쓸 정도가 되어야 폰을 바꾸는 사람들입니다.
* 출처 https://cirpapple.substack.com/p/older-phones-mean-slower-upgrades
* 아이폰 교체 사유 조사 보고서 https://cirpapple.substack.com/p/new-features-dont-compel-iphone-purchases
물론 애플 인텔리전스가 정식 출시됐는데 정말 괜찮았다! 이러면 얘기가 달랐을 겁니다. 하지만 당장 같이 안 나오죠. 결국 AI 기반으로 폰 좀 팔겠다고 하드웨어는 업그레이드했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이 거기에 못 따라와서 지체 현상이 생긴 셈입니다. 뭐, 덕분에 일반 아이폰을 노리던 유저들은 꽤 괜찮은 상황을 만났지만요.
그 밖에 애플 워치와 에어팟 4도 발표됐는데, 관심이 없어서 후기도 없습니다. 하루 밖에 못쓰고 충전해야 하는 스마트 워치? 제 성격상 거들떠도 안 봅니다. 음성 통화 기능이 강화된 아이팟 4? 좋아 보이지만 저는 통화할 일이 없습니다.
... 쓰다 보니 왜 울고 싶어지는 거지...
아 그나저나 이 기회에 아이폰 바꿀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이폰 12 프로 맥스가 아직 멀쩡해서, 내년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무거운 거랑 + 빛이 적으면 전면 카메라 사진 품질이 박살 나는 걸 제외하면, 아직 쌩쌩하네요. 생각해 보니, 그 돈이면 그냥 맥북 에어를 사는 게 낫겠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