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늦지 않았다. 뒤늦게라도 휴가를 떠나자
끝나지 않을 줄 알았던 폭염이 끝났다. 이제는 조금씩 춥다고 말하는 사람들까지 보인다. 하지만 휴가를 가기 전엔 우리의 여름은 끝나지 않았다. 멀리 가지는 못하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미래를 경험해 볼, 3가지 방법을 정리해 본다.
최근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오픈했다. '제로 레이턴시 VR'이란 이름의 이 놀이 시설은, 가상현실 공간에 여러 명이 함께 들어가 좀비를 잡는 게임이다. 인기가 많아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입장할 수가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한국이 아니라 일본, 도쿄 오다이바의 조이 폴리스에 설치되어 있다.
아쉽지만, 한국에도 가상 현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긴 있다. 얼마 전 서울 강남에 오픈한 가상현실 체험 공간 ‘VR 플러스’가 있기 때문이다. 전용 면적 220㎡에 게임용 PC 102대와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등 최신형 HMD와 VR 시뮬레이터 등을 갖춘 이곳은, 체험 시간 제한이 있기 하지만, 무료다.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모자란 감은 있지만, 가상현실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맛은 볼 수 있을 것 같다.
+ 집에서 즐기려면...
유튜브에 씨월드 VR2라는 영상이 공개되어 있다. 집에서도 깊은 바닷속을 구경할 수 있는 가상현실 영상이다. 카드 보드 형태의 VR 제품은 다이소에서 3000원에 판다. 하나 구입해, 가볍게 가상현실 영상을 즐겨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드론 제작사 DJI에서 최근 경기도 용인에 ‘DJI 아레나’를 오픈했다. 세계 최초로 드론 비행과 레이싱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실내 공간으로, 규모가 상당하다. 1395㎡(약 400평)의 면적에 드론 레이싱 코스가 설치되어 있다. 실내 드론 연습장인 만큼 날씨와 상관없이 저렴하게 드론을 배우고,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드론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현장에서 드론을 빌려주기 때문에, 몸만 가도 된다고 한다.
+ 보다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드론이 나올 것 같다
드론이 재미있긴 하지만, 좋은 제품은 가격도 비싸고, 한국은 비행 규제를 받는 곳도 많고, 무엇보다 아직 조작이 쉽지 않다. 하지만 보다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드론이 나오면 어떨까? 현재 선주문을 받고 있는 제품 중에 플라이비(Flybi)라는 이름을 가진 드론이 있다. 조이스틱을 조작하는 느낌으로 간단히 조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드론 영상을 볼 수 있는 헤드셋도 있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 드론의 카메라도 좌우로 움직인다. 마치 내가 새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함께 놀 친구나 아이들이 있다면, 좀 더 간단하면서도 즐겁게 여름을 마무리할 수 있다.
먼저 '뮤지컬.리'는 간단히 립싱크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주는 앱이다. 15초짜리 음원에 맞춰서 이용자가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다. 노래를 좋아하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한다면,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장담컨대 만들어 놓고 몇 년 지나서 보면 정말 기분이 짠-해진다.
뭔가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휴대폰을 한번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리폰킷이란 이름의 이 제품은 다양한 모듈을 조합해서 자신만의 휴대폰을 만들 수 있다. 폰뿐만 아니라 모듈화된 부품을 활용해 다양한 기기들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인공 지능이 지배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란 핑계로 딸/아들과 함께 만들어도 ... 애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흠. 나는 재밌지만.
가상현실, 드론, 동영상, 모듈형 기기는 모두 우리가 분명히 맞이하게 될/ 맞이하고 있는 미래다. 미래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누가 뭐래도 직접 해 보는 수밖에 없다. 남은 시간, 미래를 경험해 본다는 핑계로 이렇게 놀아보면 어떨까?
그 밖에도 놀 것은 참 많다. 요즘 많이 늘어난 1인용 전기 자전거나 세그웨이 등을 대여해서 타봐도 좋고, 드론이나 액션캠을 이용해서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는 재미를 느껴봐도 좋다. 해외에선 워터 스포츠나 익스트림 스포츠에도 다양하게 스마트 기기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아쉽지만 아직 한국에선 찾기 어렵다.
어찌 되었건, 잘 놀자. 휴가를 잘 갔다 온 사람이 휴가를 못 가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8배나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잘 놀자. 또 어찌 알겠는가. 이렇게 놀다 보면 미래를 선점할 멋진 아이디어 하나 건져 올릴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