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에 대하여와 토르 더 다크 월드
최근에 두 개의 영화를 연달아 보았다. 딱히 다른 뜻은 없었다. 케빈에 대하여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런 느낌의 독립영화를 좋아하던 이가 추천해서 보았고, 토르 더 다크 월드는 마블 영화 중에 못 보고 지나친 영화라서 보게 되었다.
느낌 상 케빈~은 집중해서 봐야 할 느낌이 들어 먼저 보기로 하고, 그 후에 머리를 식힐 겸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자는 생각으로 토르를 보기로 했다. 두 영화를 다 본 후 우연찮게 공통분모를 찾게 되었다. 바로 모성애다.
한 여자가 원치 않던 임신 후에 자신이 원하던 여행 작가의 삶과 엄마로서 짊어져야 하는 책임의 삶 사이에 놓여 있다.
자녀 교육은 엄마의 역할인가. 아빠의 역할은 무엇일까. 오로지 엄마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일까. 임신 때부터 엄마의 행동이 자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일까. 어쨌든 자녀교육은 어릴 때부터 세심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자식이 잘못된 길을 걷고 난 후 온전히 그 책임을 또다시 홀로 짊어지게 되었다. 아니 홀로 짊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마지막 장면이 묘한 여운을 남겼다.
토르 다크 월드는 전형적인 엄마의 위대한 자식 사랑을 보여준다. 이 영화 또한 아들(둘째)이 잘못된 길을 섰는데, 모두가 질책하고 나무라고 벌하여도 감싸주는 건 엄마뿐이었다. 그 둘째 아들 로키도 늘 탐욕과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아빠를 원망하고 형을 시기하지만, 엄마에게 만은 마음을 연다.(적어도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울 엄마가 생각난다. 그토록 자식과 남편 사이에서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며 인생을 살아오시다 결국 탈이 나셨다. 다행히 다시 일어나셨지만 여전히 엄마의 얼굴을 보면 마음 한편이 쓰리다.
본인이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엄마가 되기 전에 꿈은 무엇이었을까. 주어진 삶에 대한 책임과 내려놓음으로 본인의 꿈을 희생하며 살아오신 게 아닐까.
마마 보이라 불리어도 좋다. 엄마의 과보호라 해도 좋다. 울 엄마의 남은 생엔 행복만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