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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교 Mar 12. 2020

UX디자이너가 선거를 즐기는 방법

사이드프로젝트, 국민투표로또


어딜가든 가장 많이 들리는 키워드중 하나는 '사이드프로젝트'다. 회사일 외에 하는 무언가를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특히 주변의 IT업계 사람들은 업무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많이 하곤 한다.


출처: 넷플연가-사이드프로젝트


기억에 남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굉장히 많은데 몇개를 말해보자면, 디자이너 팟캐스트인 디자인테이블, 무료 한글 폰트를 알려주는 눈누, 습관을 만드는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 작년에 참여한 낯선대학, 서울을 기록하는 진짜서울, 최근엔 사이드프로젝트 하는 모임을 모집한 넷플연가등 다양한 사이드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는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내 것을 하려는 욕구를 해소하고자 함이 기저에 깔려 있지 않을까 싶다. 대단하고 거대하진 않더라도 온전히 내가 결정하고 만들어 가는 것. 내가 참여한 사이드 프로젝트인 '국민투표로또'도 내것을 결정하고 만들어보기 위해서 시작됐다.


나는 팀에서 UX디자이너(라고 읽고 기타 등등) 역할을 하고 있다. UX디자이너는 유저의 경험을 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IT분야에서 많이 언급되는 이 역할은 웹이나 앱 등 IT 기반의 프로덕트로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 좋은 경험을 설계하기 위한 첫번째 과정은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이를 해결하는 경험을 유저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지금도 검색하면 예전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



당시에 20대인 내가 느끼던 문제점은 2-30대의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괜히 20대에게 뭐라고 하는 것 같아서 반발심에 괜히 더 관심이 갔다. 기사를 찾아보니 투표율 저조 기사는 예전에 많고 최근 선거엔 2-30대의 투표율이 높아졌다는 기사도 보인다.


(물론 게으름을 못이겨 문제를 찾고 바로 해결하진 않았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어느날, 한 TV프로그램에서 '투표로또'라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다. 당시 코딩 부트캠프를 다니며 공부하고 있던 친구들과 아이디어를 실현해보자는 얘기가 나오고 나서 몇개월뒤 나는 UX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고, 실제로 17년 대선에 첫 국민투표로또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17년 대선, 18년 지방선거까지 진행된 국민투표로또는 두번의 선거에서 450만명의 방문자와 128만명의 응모자, 그리고 2732명의 후원자와 1650만원의 후원금을 모을 수 있었다. 과분한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너무너무너무 감사하다ㅠ





국민투표로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중 몇가지를 말해보면,


첫번째는 리서치의 중요성이다. 그냥 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이였는데 진행하다보니 선관위에 문의를 하게 되고 이어서 선거법을 들여다보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선거와 관련된 프로젝트여서 법적인 고려가 필요했지만 당시엔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다행히 선관위의 주무관님들이 잘 도와주시고 알려주셔서 예정대로 진행 할 수 있었다. 그냥 했으면 범죄행위.. (ㅎㄷㄷ)


두번째는 유저는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투표로또의 첫번째 버전인 17년 대선 선거날 우리 멤버들이 가장 많이 한 것은 문의메일 답장과 틀린사진 정보를 고치고 삭제하는 일이었다. 호기롭게 수정기능을 넣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날 하루에 Gmail을 보내는 양이 정해져있어서 그 숫자를 넘어서면 메일을 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번째 버전인 18년도 지방선거에서는 수정기능을 넣어 중간에 밥도 먹는 등(?) 꽤 수월하게 보낼 수 있었다.


세번째는 결국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사이트를 딱 오픈하고 이용자 수를 보니 한동안 1자리수를 넘기지 못하더라. 어떻게 알릴지 하나도 준비하지 않았던 상황이라 당황하긴 했지만, 기자분들 메일을 모아서 보도자료도 보내고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올리고, 페이스북 페이지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결국 기사가 올라가고 다양한 SNS에도 홍보가 되면서, 결론적으로 17,18년 두번의 선거에서 450만명의 방문자와 128만명의 응모자, 그리고 2732명의 후원자와 1650만원의 후원금을 모을 수 있었다. N사 실검도 2위에 올랐다!

그리고 2020년 4월 15일, 세번째 국민투표로또를 준비중이다.

UX 디자이너로써 이번에 이루고자 하는 하나의 목표는 "선거를 즐기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관심도 과분하고 감사하지만 더 알리고, 발전하기 위해 온라인의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해보려 한다. 그렇게 첫번째 오프라인 오브제로 'I Voted 뱃지'를 제작하게 되었다. 


'I Voted' 뱃지는 선거날 SNS에 올라오는 수많은 '선거 인증'문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선거에 참여한 후 뿌듯한 마음으로 손등에 도장을 찍었지만, 흐려지고 지워져서 아쉬웠던 경험이 있다. 이런 아쉬움을 튼튼하고 오래가면서 누구나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인 '뱃지'로 대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I Voted'뱃지가 탄생했다.


이번 시도도 사이드 프로젝트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잘 되면 좋겠지만 안된다면 좋은 기억으로(흑) 남겨두면 된다. 큰 꿈을 그리자면 선거관련 상품을 앞으로 더 많이 제작해보고 싶다. (목표는 클수록 좋다고 했다!)

이제는 이 프로젝트로 인해 선거날이 나에게 더 특별한 날이 되었다. 투표하는 날이면서 동시에 선거를 즐기는 경험을 전달하는 것, 내 작은 손으로 약간이나마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 행복함을 느끼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길 바란다.





'I Voted' 뱃지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 확인해주세요 :D

https://tumblbug.com/voteforkorea



국민투표로또가 궁금하시다면,


국민투표로또 홈페이지
https://votefor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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