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by 엠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도교수와의 갈등으로 인해

내 연구는 마치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방에 갇혀 있는 듯했다.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공부.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삶은 늘 두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한때는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두려웠다.

눈물로 하루를 시작했던 시간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나락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눈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부터 자비명상을 시작했다.

자신을 자책하기보다 다정하게 토닥이는 법을 배웠다.

마음을 안아주는 연습을 반복하며,

나는 서서히 일어섰다.


포기하지 않고 논문을 쓰고,

학술지에 투고하며 연구를 이어갔다.

전문지에 칼럼을 기고하며 나만의 목소리를 담았다.

국내에서는 기반 없는 연구자의 길이 얼마나 외롭고 척박한 지,

몸으로 부딪히며 실감했다.


그러던 중, 7~8월 친지 방문차 해외에 나갈 일이 생겼고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낯설고도 새로운 곳에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그 문이 열렸다.

해외 워크숍에서 자비명상 미술치료를 소개해달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도착한 것이다.


아직은 수익이 없는,

말 그대로 봉사의 시작이지만

그동안의 나의 노력을 인정받은 듯해

가슴이 벅차오른다.

박사 논문이라는 ‘집착’을 내려놓으니

우주는 나를 향해 그 길을 내어주었다.


나는 지금,

자비명상 미술치료의 가능성을

세상에 조심스레 선포한다.

멈추지 않고 두드렸기에

마침내 문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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