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 못한 편지
안녕.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
나는 너 생각 가끔 한다.
세월이 제법 지난 거 같은데, 네가 그렇게 가고.
나는 왜 그 뒷모습이 자꾸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 사이에 많이 변했어.
네 앞에 다시 나타나기에 이제 너무 늦은 거 같기도 해
오늘 저녁에 노을을 보았다.
여행 중이거든.
이곳의 노을은 지금까지 내가 본 적 없는 새로운 것이었어.
호주라는 대륙이 가진 힘이 강해서인가.
강렬하게 끌어당기는 대지의 힘을 태양이 격렬히 밀어내는 것처럼 보였어.
너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는 항상 나를 무력하게 하고 나를 두렵게 한다.
이런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와 헤어지고 나는 결혼을 했지.
아이도 낳았어.
행복했다면 너를 잊었을까.
내가 왜 너를 그리워하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고 싶다.
이 원인이 너로 인한 것이라면,
네가 그 답을 주겠지.
나는 여기서도 여자를 만났어.
네가 나를 어떤 눈으로 볼지 알아.
미안하다.
이것 밖에 안되서.
그런데도
보고 싶다.
시간을 되감아
내 실패한 인생을 네가 구해줄 수 있다면.
네가 사랑하던 노을을 함께 보고 싶다.
나를 구원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고 싶다.
2005년 12월 13일
울루루에서
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