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기 그 이상의 경험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고 평범한 주부이면서 평범한 엄마입니다.
처음부터 평범했던 거 같지는 않고요
나름대로 개성이 있었던 거 같아요
사춘기도 요란하게 보내었고
연애도 나름 화려하게 했고
장래희망도 원대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많이 힘들었던 거 같기도 해요
평범하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제10대, 20대, 그리고 30대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결혼을 하고
남편에게 놀라고
남편의 가족에게 놀라고
내 홀쭉한 배룰 볼록하게 부풀리는 태아에 놀라고
태어나 죽어라 울어대는 아이에게 놀라고
그걸 또 한 번 더 반복하고
이제 둘이 다투며 하루죙일 맴맴대는 모습을 보며 또 놀라다 보니
어느덧 제 모서리가 둥그러져 있더라고요
뾰족뾰족하던 제 끄트머리가
10년 사이 둥그스름하게, 좀 못나게, 둔탁하게 말이에요
그래서 그 모습이 좋아서요
이리저리 뾰족하던 제 모습이 둥그스름하게 변하는 과정이 기특해서
좀 으쓱해서요
그래서 글을 쓰기로 했어요
괜찮다고.
지금 모나고, 외로워도
견뎌보라고요
할만하다고.
까짓 거 괜찮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서요
못생겨도 행복하다고
남아서 보듬는 게 아니라
품어서 넉넉해진다고
그렇게 안아주고 싶어서요
그래서 처음으로 이런 거 해봐요
남한테 보여주는 일
남에게 말하는 일
난생처음 한다고.
괜찮다고.
할만하다고.
그래서
시작했어요
제 소개예요
너무 비루한데
그래도 말하고 싶어요
할만하다고요
평범한 제가 겪은 신박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리고
너무 예민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어요
해보니까 다 갈길로 가는 거 같아요
당장 세상이 무너질 거 같은데
오, 시간 지나고 나면 무너지지는 않았어요
미국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저도 나름 어려웠다고
나름의 궤적 안에서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다 괜찮은데 나는 왜 괴롭지
하는 모든 평범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평범한 제 일상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