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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is Kunwoo Kim Feb 21. 2023

예산 좀 줄일게요, 인건비랑 물가가 너무 올라서, 괜찮

저희도 인건비랑 물가 다 올랐는데... 여기서 더 내린다고요?  

예산 좀 줄일게요, 인건비랑 물가가 너무 올라서, 괜찮죠?

저희도 인건비랑 물가 다 올랐는데... 여기서 더 내린다고요?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내가 바뀌기로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b2b 제작과 납품 사업 등은 매년 예산이 없다고 단가를 낮추려고 한다. 게다가 다른 업체 가격과 비교하면서 박리다매를 요구하는 중이다. 인건비와 물가가 올랐기 때문에 예산이 없는 것이 그 이유다. 시장이 커지고 업체가 많아지니 가격 경쟁력 있는 회사들이 대체재로 많아졌다. 


작년 비용에서 좀 더 줄이고 싶다고 말한다. 전체금액은 비슷하거나 아주 조금 늘었는데, 회당 제작비용은 줄었다. 그마저도 고정 지출 포함이다. 마지못해 일단 수락했지만, 그럼에도 비교견적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찝찝했지만 그러자고 했는데, 실은 속상했다. 항상 이러한 결과의 끝은 파트너사 교체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인건비와 물가가 올라서 금액을 올리고 싶은데, 그러자니 비딩 혹은 비교견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피티를 하거나 견적을 주니 다른 업체랑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적정한 금액을 선택하는 것은 시장경제측면에서 당연하지만, 업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진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단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비교견적서는 제출해야 한다. 명분이 필요해서다.

비교견적을 받을 경우 다른 경쟁사가 더 저렴하게 치고 들어오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같은 조건 혹은 더 낮은 가격과 좋은 제안으로 경쟁하는 경우엔 시장경제논리상 밀릴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시장 단가는 낮아지는 추세다. 박리다매 업체를 욕할 필요도 없다. 그것은 그들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경쟁력은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실은 뻔한 이야기로 점철된 보이지 않는 것들 뿐이다. 


기시감이 들었다. 과거 광고대행사할 때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기술력과 인력으로 남에 일을 대시해 주는 일은 결국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그것은 당연하다. 더 낮은 가격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실은 우리도 어느 정도 적정한 가격선이 있지만 지켜질 리 만무하다. 


일단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서 준비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교체시즌이 되면 항상 비교견적 혹은 경쟁 PT를 통한 입찰 참여, 제안서 제출이 시작된다. RFP를 받고 일단 몇 날 며칠 준비한 제안서를 가지고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제안 FEE를 줄리도 만무하고 업계에서는 아이디어에 대한 가치에 대해 값을 쳐주지 않기 때문에 결국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결과가 안 좋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 된다.


개인적으로 정신승리하면서, 내가 1주일 노력해서 00원을 버는데 그냥 기회비용이라 생각하자라고 치부하며 애써서 힘겹게 낸 아이디어에 대해 넘어가는 편인데, 이러한 일을 10년 넘게 반복하다 보니 익숙해지는 것이 조금 두려워졌다. 


공공사업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준비하지만 아슬아슬한 차이로 밀리거나 규모가 큰 회사에 밀리면 너무나 속상하다. 반대의 경우는 참으로 기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일단 쥐어짜 낸 예산 속에서 어떻게 해서든 이익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공공의 안정성이라는 말로 포장하지만 결국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일에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조해야 하니 감사를 받아서 투명한 회계처리를 진행한다. 실상 이익은 그리 높지 않아서 일 년 내낸 열심히 하고 나면 레퍼런스만 남는다. 다음번 입찰에서 좀 더 유리하거나 프로젝트를 했다는 경험으로 어필하는 수준이 남는 것이다. 실은 내가 다음에 입찰 안 하면 무의미한 것이 된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보장받는 일을 하고 싶다. 이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일을 해야 한다.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다 자몽을 하면서 가급적 대행업을 안 하려고 노력 중이었는데, 앞선 이유와 같아서 이다. 탄탄한 조직과 이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다르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점점 지켜가는 중이다. 결국 남는 게 없다고 느껴진다. 


시간이 누적될수록 가치가 있는 일을 해야겠다. 당연한 논리지만 틀을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 제안하는 입장이 아니라 제안받는 상황을 만들 것이다. 대행피나 제작비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바뀌지 않다면 내가 바뀌면 된다. 일단 잘하는 것부터 하나하나 시도해 보련다.


일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잘하는 것과 갖고 있는 것 중 가장 가능성 높은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연결해 줄 것을 찾았다. 결과로 평가받겠지만 조금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전문성, 전문가로 포장된 입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체할 순 없다. 하나하나 다시 쌓아가야 한다. 남는 게 있어야 하는데, 매년 되풀이되는 사업구조 속에서 나를 갈아 넣어야 성장하는 구조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단단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남에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일단 해보기로 했다. 


미디어자몽 김건우  



미디어자몽은 ‘스스로 꿈을 이룬다(스스로 자, 꿈 몽)’라는 뜻을 가진 1인 미디어 비즈니스 전문 기업입니다. 

MCN 포털 '자몽'과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자몽미디어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교육 서비스인 '자몽 아카데미'를 통해 양질의 교육으로 크리에이터 산업의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직접 발굴한 소중하고 크게 성장할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회사도 키워가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디어와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에 빠져 살고 있고, 음악을 좋아해 아이디는 20년째 위니스밴드입니다. 2017년 <1인미디어 당신의 콘텐츠를 캐스팅하라>를 집필했으며, 사회학 박사학위를 수료한 상태입니다. 최근까지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조직의 울타리도 경험했습니다. 


제안 제휴 문의 메일 : media_zamong@zamong.co.kr , 070-7766-8812


미디어자몽은 1인 미디어 비즈니스 기업입니다. http://www.artp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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