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enis Kunwoo Kim Jan 13. 2024

무라카미하루키 좋아하세요?

하루키로 시작한 이유, 난 어쩌면 가장 소극적인 하루키스트 일지도 모른다

하루키로 시작한 이유

무라카미하루키 좋아하세요? 

난 어쩌면 가장 소극적인 하루키스트 일지도 모른다

더벅 머리시절도 재미났던 그때, 대학생을 벗어나자마자 스쿠터를 타고 서울 온갖 지역을 잘도 돌아다녔다

대학생이던 약 20년 전에, 다니던 대학교 도서관 사서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책 정리하고 제자리에 꽂아두고 대출반납 체크하고 그런 일을 했는데 그 시절만큼 책을 많이 읽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거의 매일매일 책과 하는 일상이어서 일과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책을 한 아름 골라놓고 수업이 없을 때는 자리까지 맡아두고 하루종일 책을 읽으면서 지냈던 것 같다. 몇몇 책은 아직도 기억에 나는데 이노디자인 김영세 사장을 다룬 이야기라던가, 난타를 만든 송승환 대표의 이야기 등, 문화예술 쪽의 자전적 이야기를 좋아했다. 


당시에는 미술사와 미학 같은 서적에도 빠져 살았는데 나름 감성풍만 한 사람이었나 보다. 도서관에 출근하면서 매일 아침에 신문을 읽고 책을 정리하면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곤 했는데, 매번 시기마다 빠지는 장르가 달라서 골고루 탐독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또 기억나는 건, 당시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했는데, 미디어와 저널리즘에 대해서도 참 다양한 책을 읽었다. 당시 새로운 뉴미디어의 시작이라는 블로그 이야기라던가 앞으로 미디어의 미래를 다룬 Web 2.0 이라던가 새로운 변화에 맞춰서 당시에는 막막했던 미래를 햇살이 내려쬐는 책냄새 가득한 도서관에서 청춘의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잊지 못할 것 같은 그런 추억의 향기가 아직도 생각나는 중이니, 얼마나 오랫동안 그 안에 많은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처음 무라카미 하루키를 접한 건 우연한 계기였다. 동네 책방에 갔는데, 참으로 두툼한 책이 있길래 책 대여점사장님이 추천해 준 소설이었다. 사실 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한번 읽어보라고 건네었던 게 인연이 되었다. 그때 읽은 책이 '상실의 시대'이다. 비행기에서 시작된 회상부터 미도리, 나오코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당시 내 심정을 파고들었다. 왜 그렇게 그 책에 빠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문제가 쉽게 읽혀 내려갔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당시 학교까지 가는 길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없던 시기여서 시간을 보내기에 가장 적당한 건 책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고 가는 시간 동안 무라카미하루키를 읽어 내려갔는데 밤늦은 시간에도 책을 읽었던 시기였다. 


상실의 시대는 당시 허망하고 허무주의에 빠진 나를 관통했던 책이었다. 입시실패와 편입실패, 유학실패등으로 여러 가지 얼룩 된 나를 지탱하게 해주었던 것 같다. 음악인으로 살고자 했던 시기였기도 했는데 그 마저도 잘 안돼서 인생과 일상에 무료함만 더했던 돈 없고 가난한 대학생의 시절이었다. 그러다 보니 여름 방학에는 하루종일 영화만 대여섯 편을 빌려보고 - 당시에는 비디오 대여점도 자주 갔었다 - 만화책부터 소설책까지 잡다하게 탐닉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만난 무라카미하루키는 무언의 언어로 나를 자극했다. 상상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고 읽으면 읽을수록 또렷하게 떠오르는 문체 속 내용에 대한 상상화, 이미지화가 나를 매료시켰다. 더욱이 젊은 날 그 시절의 나를 대변해 주는 것 같은 간접적 경험도 해주었다. 


나는 곧바로 모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려운 것도 있고 너무 많은 분량으로 읽다가 지쳐서 포기하고 다시 읽기를 반복한 책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하루키를 읽어 내려갔다. 때로는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 필사하기도 했고 좋은 구절은 반복해서 읽고 쓰고 나에게 스며들게 했다. 


물론 모든 책을 다 보지는 못했고, 에세이보다는 소설이 더 좋았다. 왠지 에세이는 읽을수록 따분한 감도 없진 않았고, 사생활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니까 괴리감도 있고 해서 몇몇은 보다가 말았다. 단편선은 꽤나 재미있게 봤는데 상상이 자꾸 멈추다 보니까 읽다가 그만둔 것도 있다. 


그럼에도 하루키의 소설들은 나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다. 등장인물과 묘사 그리고 표현등은 그에게서부터 영향을 받았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해 준 것도 그의 책들이었다. 문자와 문체에 더 친근하게 접근하고 문해력을 기를 수 있었던 것도 책 덕분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은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댄스댄스댄스, 태엽 감는 새, 해변의 카프카를 좋아한다. 모두 그 시절 나에 감성을 자극했던 책들이면서 여전히 몇 구절과 표현들은 나에게 스며든 이야기들이다. 

허무주의라고는 말하지만 청춘의 시기는 모두에게 그러한 허무와 허망함이 내재되어있지 않을까? 나 역시 그러한 이야기 속에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매일매일을 소설의 한 장면, 한 상황으로 생각한다. 가령 버스를 타는 날이라면 햇살이 의자에 내려쬐는 순간, 빠르게 바뀌는 창밖의 풍경과 고요한 가운데 울리는 덜컹거리는 소리와 작게 들리는 라디오 소리. 그렇게 한 순간 한 순간을 묘사하듯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한 감성을 갖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인생의 재미난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갑작스러운 친구의 제안에 공간에 스토리를 불어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찾아오게 만드는 '제안하기'는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츠타야서점의 무네아키 사장이 말한 대로 기다리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제안해야 하는 것을 얼마 전까지 잊고 있었다. 그러다 불쑥 떠오른 게 바로 과거의 나를 담아낸, 나의 생각을 관통한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생각이 들어,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아직 어려운 시국이라 예산도, 규모도 작을지언정 일단 시작해 보고 앞으로 더 하나하나 채워나가는 나의 취향과 대중의 관심의 접점을 통해 더 좋은 상황을 만들기 위한 브랜딩을 해보려고 한다. 


하나하나 잘 기억하고 기록해 보자. 나의 제안하기는 이제 시작이다. 


미디어자몽 김건우. 


피크니크 홍대경의선숲길점에서 개최되는 2024년 첫 팝업스토어 -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숲  

https://blog.naver.com/pic_niq/223320557890




개인적으로는 미디어와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에 빠져 살고 있고, 음악을 좋아해 아이디는 20년째 위니스밴드입니다. 2017년 <1인미디어 당신의 콘텐츠를 캐스팅하라>를 집필했으며, 사회학 박사학위를 수료한 상태입니다. 최근까지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조직의 울타리도 경험했습니다. 최근에는 F&B에 빠져있고, 도시와 공간을 좋아하기에 부동산도 같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강의 및 제휴, 제안 문의 메일 : wenis@arptr.kr , 070-7766-8812

(사업/창업/콘텐츠/1인 미디어/F&B/사회학/지역지리 분야)


미디어자몽은 1인 미디어 비즈니스 기업입니다. http://www.artpr.kr 

크리에이터 전문 교육서비스 '자몽' - zamong' http://www.zamong.co.kr/media

라이브 방송 제작 설루션 '자몽미디어센터'- zamong media center' http://www.studiozamong.com 

콘텐츠 스튜디오 제작 설루션 '자몽솔루션' - http://www.zamongsolution.com 


<자몽미디어센터- 콘텐츠 스튜디오>

자몽 미디어센터 '마포' - 2024년 1월 오픈 예정

예비오픈 예약(할인 이벤트 중) https://bit.ly/zamongmapo


<피크닉 디저트 카페, 피크니크> http://www.picniq.kr 

1. 피크니크 선유도점 은 선유도역 3번출구 초입에 위치

2. 피크니크 경의선숲길 점 은 서강대역 2번출구, 경의선숲길에 위치

3. 피크니크 판교점은 제2테크노벨리 파미어스몰 1층에 위치

4. 피크니크 시흥은행나무점은 금천구 시흥동 은행나무사거리에 위치

5. 피크니크 신도림점은 신도림역 거리공원에 위치


                     

매거진의 이전글 팝업스토어 유치하지 못하면 내가 유치하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