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enis Kunwoo Kim Jan 04. 2016

내가 아나운서가 되지 못한 7가지 이유

애써 다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자만심은 독이다.  

2010년 나의 모습 - 아나운서가 되고싶었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꿈에서 미디어 사업을  하기까지 이야기


내가 아나운서가 되지 못한 7가지 이야기


사실 난 알고 있었다. 꿈이라는 것이 한계를 만났을 때, 극복하는 것과 정말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

2009년 겨울 나는 작은 결심을 했다. 분명 그것은 불가능이었지만 그때만큼은 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뛰어넘어보고 싶었다.

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다. 마이크를 잡고 내 목소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바로 그런 존재 말이다.

어느 누군가는 비웃었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떠들고 다니지 못했다. 그럴 만했으니까.

그러나 불가능을 위해 조금씩 문을 두드려 보았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냥 하고 싶었다.  

나라는 존재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고 도전했다. 시험도 참 많이 보았다. 지방으로 시험 보러 가기도 일  수였고, 작은 자리 하나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것도 참 많았다.


2009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시작했던 방송생활을 잠깐 시작했다. 첫 방송은 CBS내레이션 이었고 진짜 입봉은 CJ헬로비전 작은 진행자 자리였다. 그것이 마지막 자리였고, 그 이후 제대로 된 방송인의 기회는 잡을 수 없었다.


가끔씩 텔레비전에 나오는 학원/스터디 동료들의 모습에 복잡한 생각에 뒤엉켜 마음이 착잡할 때가 많다. 그들이 잘된 게 배가 아퍼서가 아니라 나 역시 할 수 있었는데, 조금만 다가서면 문이 열릴 것 같았는데 하는 마음에서 이다.


얼마 전 같이 수업했던 동생이 KBS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분명 그 친구는 그럴만한 인재였고 준비했으며 정말 열심히 했었던 친구인 게 확실하다. 그에 반해 나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다른 길을 걷는 것이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목표를 세워뒀으니 돌아가더라도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여전히 노력할 것이다. 현재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사실 최근 몇 년 동안 아나운서를 더 이상 뽑지 않는다. KBS는 매년 혹은 격년, SBS는 격 주년 간격으로 그리고 MBC는 아예 선발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그나마 뽑아도 소수이다)

그렇다면 아나운서 준비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후에 따로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 특히 예비 방송인이라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나의 전철을 밟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 글을 써본다.


내가 아나운서가 되지 못한 이유를 알고 있다. 몇 가지 정리해보자면


1. 나에 대한 탐구가 부족했다.


방송은 나를 드러내는 일이다. 남에게 평가받을 수도 있는 자리다. 카메라 렌즈 뒤에는 수많은 존재들이 지켜보고 있는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나를 잘 알아야 한다. 스스로 객관적인 자세를 가지고 나를 평가해야 한다.

난 나에 대한 탐구의 시간이 부족했다. 나의 모습과 옷차림, 평소 행동방식과 습관/버릇 등. 나는 생각보다 나를 잘 알지 못했다. 누군가의 의해 지도나 코멘트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것이 정확하다거나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도움도 필요할 땐 받아야 한다.

수많은 시간 동안 카메라 앞에서 모니터링을 통해 표현과 시선, 옷차림, 컬러 등을 평가해야 한다. 카메라에서 비치는 나의 모습도 중요하다. 계속해서 나를 탐구해야 한다.

물론 카메라에서 부어 보인다면 살도 빼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아닌 이상 쉽게 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소중한 기회가 보이지 않게 다가오기 때문에,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움켜잡기 위해 늘 긴장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사실 그러긴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나에 대해서 탐구하고 분석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고 나태했으며, 안일했다. 절박함도 없었기에 소중한 기회를 얻고도 신중하지 못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떨어질 때쯤에는 자신감이 없어져서 더욱 힘든 나날을 보냈다.


끊임없이 자신감을 갖긴 어려운 일이지만 나를 잘 알아야 한다.


2. 애써 많은 것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


나는 가진 재주가 참 많은 사람이었다. 음악, 미술, 전공, 경험 등등 여기저기 갖다 붙이면 만들게 참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는 한 가지로 나를 정의하지 못했다. 나는 참 다재 다능한 사람이 되길 바랐다. 그러나 방송인 입문시에는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결국  그곳도 직장이기 때문에 같이 호흡하며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하고 일하고 싶어 한다. 너무 재주가 많으면 여러 재주로 인해 나라는 사람은 희석되고 흐려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 드러내면 매력이 없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은 어디에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재주가 많다면 하나로 압축해보자. 혹은 전략적으로 세 가지 정도 나를 드러낼만한 것을 준비해 보자.

원하는 분야에 따라 쓰임새가 다를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짧은 시간에 전하려고 했기 때문에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날카롭게 파고들지 못했다.


나는 재주가 많았다. 하지만 그것이 독이 되었다.


3. 샐러리맨이다.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방송 역시 사람들 간의 관계이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직장인이고 월급을 받으며 오너의 부름에 의해 행동하는 직장인이다. 같이 일하기 편한 사람이 좋은 것이다. 그리고 뽑는 기준 역시 절대 기준치에  해당되어야 한다. 바로 근거와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사 채용에도 윗선에 보고하기 가징 좋은 것이 바로 명분이다. 왜  뽑았어?라고 물으면 트집 잡힐만한 것이 없어야 한다. 그렇게 명분 거리가 될 법한 준비가 되어야 한다. 필요한 토익, 한국어 능력시험 등은 준비해보자.


그렇지 않고도 채용될 수 있는 조건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이미 이름이 알려진  경우이다. 이 경우는 예외사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로  이야기할 수 있는데, 어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거나 핫한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사람이 해당된다. 두 번째는 운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갑작스럽게 난 공석에서는 미리 선점한 사람이 임자다. 또한 해당 시기와 맞물려 필요로 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때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것이다. 스포츠 행사가 많은 해의 경우에 주목하는 분야는 스포츠이고, 관련되어 잘 할 것 같은 사람을 뽑기 마련이다.


나는 이름을 알리지도, 두각을 나타내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그들은 나를 뽑으려는 명분이 없었다. 학수고대했지만 당시 운도 없었다. 결국 나는 서류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다수였다.


4. 건강하지 못했다.


몸이 자주 아팠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던 터라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거듭되는 물리적 아픔은 실제로 탈진상태로까지 만들었고, 건강도 좋지 못했기에 결국 나중에는 체력도 뒷받침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상태는 매우 중요한 필수 조건이다.

건강하지 못한,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카메라를 통해 비치는 내 모습은 형편없었을 것이다. 0.05초 만에 결정되는 카메라 테스트에선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미세한 움직임도 포착되는 카메라에서 당당하게 노출되어야 한다.

무조건 건강해라. 운동을 하거나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몸상태를 늘 항상 80% 이상으로 올려놓자. 평소 체력관리는 필수다. 기세는 건강한 신체에서 시작된다. 아나운서 시험은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실력이 좋고 운이 좋아도 기세가 없다면 떨어질 수 있는 시험인 것이다.


나는 몸 상태가 항상 좋지 못했다. 나는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나운서가 되지 못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이 자리에서는 적지 않겠다.


5. 자만심이 가득했다.


가장 큰 적이다. 자만심을 가진 사람이 승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다른 것이기.

학원을 다니면서 가장 큰 적은 함께하는 동료들일 수 도 있다. 물론 동질감에 빨리 친해질 수 있으며 관계에 의해 방송 출연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 차이를 나타낸다.

학원에서 동료들과 어울리는 경우엔 한탄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친해진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 친구도 안되고 있으니까 나도 마음이 편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느슨해지는 긴장감에 연습도 소흘 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전에서도 제대로 '연기'하지 못하고 쑥스러움에 카메라 테스트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아이러니하게 학원에 갈 때 한껏 치장하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벌써부터 아나운서가 된 양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소 품행이 아니라 외적요소에 치중하면서 으스대는 사람도 존재한다. 자만심은 실력을  갉아먹기에 마음가짐은 참으로 중요하다.

나는 실력만 믿고 자만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칭찬에 한껏 부풀어 올라 자만심에 취해있던 경험도 있었다. 부끄러운 과거지만 결국 그러한 태도는 내가 실패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반성하고 올곧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6. 자존심이 높았다.


자존심이 높은건 나에 대한 약속 혹은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때로는 네트워크와 정보에 절대적인 관계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 독기어린 마음에 누군가 밑에서 배우는것 그리고 나보다 잘하는 친구를 시샘하는 것 으로 시작된 자존심은 자만심과 함께 연결지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다. 자존심이 세다는 것은 남에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아나운서 혹은 방송 직업인은 방송에서 궂은일은 물론이거니와 정말 굴욕적인 모습도 서슴치않게 보이게 된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은 생겨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른 자존심은 정도를 지키면서 관계 유지에도 때로는 굽히고 경청하는 자세를 지녀야 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몇 년의 사회생활과 작은 조직을 운영해 보았던 자존심의 말로는 이쪽 세계의 실패로 끝이 났다. 자존심을 세우기 보다 유연한 태도로 잘 어울리는것이 매우 중요한 것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7. 절박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고민이 되었던 부분이긴 한데, 사실 지켜본 봐로는 될 사람은 된다. 안 될 사람은 해도  안된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될 사람은 대부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던 이들이 대다수였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그들은 나름대로 본인의 목표와 꿈이 명확했고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절박함은 간절함으로 이어지고 이는 기적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벼랑 끝에 몰렸다고 생각하고 도전해야 한다. 왜냐하면 2000대 1이 평균 경쟁률이라고 한다면 이중 20명은 미친 듯이 목숨 걸고 하는 이들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리는 1자리에 불과하다.

절박함은 독기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너무 독 한 사람은 그다지 선호 대상이 아니다. 여유를 갖고 도전하는 사람이야 말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경제적인 상황이 나쁘지 않다면 단기간 내 원조를 받고 승부를 내는 것도 좋다고 본다. 작은 시작부터 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난 정말 사정이 좋지 않았다. 지금도 웃으면서 이야기하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던지고 도전했어도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주경야독도 다수였고 임상실험에 참여하면서까지 조금 독기 어리게 도전했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돌아갈 곳이 있다는 핑계(직장경험과 사업 경험 그리고 최후의 자격증까지)로 집중력은 단기로 끝났다. 보이지 않는 기회를 위한 기다림과의 싸움에서 난 패했던 것이다.


나는 결국 절박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나운서가 되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당연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정말 절박하게 도전해야 한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도전해야 한다. 나는 그렇지 못해 참 아쉽다.


쓰다 보니 내가 아나운서가 되지 못한 이유가 참 많았던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고 방송을 좋아 했으며 그 세계를 경험한 것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미디어 사업의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길이 아니라 생각했기에 조금 빨리 판단했던 것도 있고, 내 꿈이 있기에 지금 유사한 부분으로 준비하는 것도 있다.


도전하고 경험한 그 자리에서 포기하지않더라도 소중한 기억을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분야로 이끌어내는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할 수록 새로운 기회가 보이고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이야기 하지만 될 사람은 뭘 해도 된다고 본다. 그리고 안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길은 나타나길 마련이다. 좌절은 하지 말고 실패는 털고 일어나야 할 것이다.


여전히 난 도전하는 중이다.


미디어자몽 대표 김건우

MCN 종합 미디어 '자몽 - zamong' http://www.zamong.co.kr

팟캐스트 MCN 플랫폼 '몽팟 - mongpod' http://www.mongpod.com 

1인미디어 & 팟캐스트 스튜디오 '몽팟 스튜디오 - monpod studio' http://www.studiozamong.co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