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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가루 Oct 16. 2021

어머니의 일기장

어머니는 46년째 일기를 쓰고 계신다. 



언젠가 시골에 갔을 때, 그 첫 권을 가방에 업어왔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매끄러운 문장으로 꾸며져 있지는 않지만 거기엔 어머니의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살림을 위해 장보기를 했던 물품목록과 가격 또는 하루 일과를 적어 놓은 것이 대부분이지만, 더러는 삶의 신산함에서 오는 감정을 토로해 놓은 글도 있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재능에 대한 회의가 들 때 가끔 일기장을 꺼내 들여다본다. 

그러면 일기장이 가만히 말을 걸어온다. 


" 46년 해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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