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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Oct 04. 2016

#진정한 예배


로마서 11장 32절-35절

32-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

33-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34-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냐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냐

 35-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냐 


교회에 발을 디딘 지 어언 십여 년이 넘어가는데 날이 갈수록 교회의 민낯을 보면서 처음의 열정과 기쁨은 어디론가 점점 사라져 가고 따분한 신앙생활에 젖어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것과  말씀의 생명력을 경험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이미 교회를 떠났을지도 모를 것이다.즉 하나님을 믿지만 교회를 꼭 가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그동안 교회 내 불만족스럽게 느꼈던 대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준 글을 만났는데- <이화여대 안선희 박사의 세미나 발표> 참조- 이 분의 글을 읽고 내가 그간 생각했던 것들로 하나님 앞에 죄는 되지 않았을까 노파심을 가졌던 것에서 일순 해방감을 느꼈다.


전자기타 소리가 신나게 울리는 찬양예배와 일 년 내내 문화사역이라고 워십과 연극과 연주가 이어지고 체육대회니 애찬식이니 하는 이벤트가 끊이지 않던 지난날의 예배시간들이 떠오른다.

또한 모두가 공감하는 예배가 되기보다 일부만이 무대에 나가 찬양하고 워십을 하는 등 이벤트를 주도하는 자들 중심의 즐거운 놀이 같은 느낌을 지울 수  공연들도. 교회에 초청 공연을 하는 날이면 교회 안의 불이 다 꺼지고 예배자들이 락 공연처럼 무대에서 소리 지르면서 찬양을 인도하고  성도들은 모두 일어나 같이 고함을 지르며 찬양을 따라 했던 날들도 있었다. 그때 알 수 없던 허탈감 뒤로 내면의 조용한 묵상은 저 멀리 꼬리를 감추고 말았던 기억도 떠오른다.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의미를 공유하는 예배가 되면 정말 좋겠다.

화려하게 꽃과 과일바구니로 장식되던 무대들이 소박해지길 바란다.

소박하고 검소한 장식. 조용한 목소리로 전달하는 간단명료한 설교와 묵상이 바로 내가 원하는 예배였는지도 모른다.

예배 시작부터 전자 기타와 드럼 연주로 시작되는 시끄러움이 오히려 진지하게 예배에 몰두할 수 없게 만들었던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청력이 안 좋은 어떤 학생은 찬양 중 악기 소리로 귀가 울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고백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그 점을 들어 어떤 집사에게 의견을 말한 적이 있었는데 요즘 교회들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면박을 주기도 하였다. 또한 교회가 부활의 소망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죽음의 현실을 정직하게 대면하고 묵도하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십 년 간 열심히 교회를 다녔던 친정엄마가 극도로 몸이 쇠약해져 죽음의 공포에 빠질 때마다 죽어서 부활하니까 염려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잠에서 깨어 두려움에 떠는 엄마의 퀭한 눈빛을 대할 때마다 나 역시 죽음의 그림자를 보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여태껏 하나님에 대해 감사하며 찬양하고 살았던 믿음의 삶이 죽음의 공포 앞에 사그라져 버리는 그 시간들을 교회가 같이 부담해주길 바랐지만 교회는 성도가 건강하고 열심히 직분을 감당해낼 때만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 성실하고 열심이던 성도가 막상 몸에 병이 들거나 어려움에 처할 때 힘든 일은 성 개인의 몫으로만 남기는 교회에 회의를 느꼈던 것도 사실이고.

교회에 충성한 자들에게 하늘의 상급만을 강조하며 그들이 해야 할 일들을 미루기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설령 교회에 충성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잘 지낼 때보다 어려움에 처할 때 더 신경 써주고 찾아가서 기도해주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


회에 대한 이런저런 기대치가 무너지고 있을 때

그래도 위안이 되었던 것은 아래의 말씀 한 구절이다. 내가 교회에 불만을 품고 불순종할지라도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위안을 삼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32-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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