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녀온 여행은 어땠어?"
여행 후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만족스러운 여행을 결정짓는 요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볼만한 명소, 맛있는 먹거리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여정 중에 만나는 좋은 '공간'의 유무가 아닐까 싶다. 여행자로서 한정된 시간 안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못하다. 지난 여행을 곰곰이 떠올려 보니 명소를 둘러보는 시간 못지않게 이동하면서 흘려보내는 시간, 숙소나 음식점에서 보내는 시간이 결코 적지 않았다.
그 공간 중에서도 특히 카페를 좋아한다. 숙소와 음식점이 몸의 휴식과 충전을 위한 곳이라면, 거리에 보석처럼 박힌 카페들은 마음이 쉬어가는 곳이었다. 카페가 없는 거리는 띄어쓰기가 되지 않은 문장처럼 답답하겠지. 한 잔의 포근한 목 넘김과 함께 낯선 이에게 잠시 머물렀다 갈 수 있는 자리를 허락하는 이 공간이 있어 다행스럽다.
오늘도 일상 속에서 또는 여행 속에서 머물기 좋은 카페를 찾는다. 공간이 전해주는 느낌이 좋아 가끔 종이 위에 순간을 기록한다. 이렇게 남겨진 나의 그림들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휴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