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출장으로 조금 멀리 강원도 평창으로 가는 날.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각에 하루를 시작해서였을까요. 창 밖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11월의 햇살이 무척이나 나른하게 느껴지던 아침이었습니다.
감미로운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무엇인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 집니다. 차 안의 진동이 꽤나 심한 편이었지만, 펜과 드로잉북을 꺼내 눈 앞의 순간을 차분히 기록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Staedler pigment liner 0.1 +
Kuretake/ZIG BRUSHABLES Dual Tip Markers (Platinum)
25 min
그동안 유명한 여행지에서 멋진 풍경을 수없이 그려왔습니다. 하지만 이름난 명소 못지않게 이렇게 평범한 순간을 그리는 것 역시 무척이나 즐겁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이것이 더 의미 있는 활동이 아닐까요. 흘러가면 다시 기억해내기 힘든 그 순간은 드로잉으로 기록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나의 드로잉을 마치자 어느새 목적지에 가까워졌습니다. 맑고 깨끗한 11월의 동강을 바라보며, 내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던 드로잉북을 이제 살포시 덮어봅니다.
15th. Nov. 2016.
평창군, 강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