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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봄, 너희의 우주를 함께 걸으며

린둥이들의 두 번째 생일 이야기

by 킴미맘

5월 3일,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어여쁜 두 쌍의 눈동자가 세상에 첫인사를 건넨 그날로부터

어느새 두 번째 봄이 찾아왔습니다.


올해 생일은 조금 조용하게 보내기로 했습니다.

거창한 이벤트도, 반짝이는 케이크도 없지만

엄마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짐했어요.

작은 선물 하나 없이도,

이 하루가 너희에게 조금은 더 특별하고 신나는 날이 되기를...


그래서 고른 곳이 항공우주박물관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은 많지만

엄마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린둥이들이 앞으로 마주할 세상은

아직 가보지 않은 우주처럼 넓고도 신비로운 곳이라는 걸

작은 몸으로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별을 향해 나아가는 로켓들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전시관 속을

린둥이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을 상상하니

그 공간만큼 오늘을 위한 곳이 없겠다 싶었지요.


박물관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컸던 비행기 앞에 멈춰 서서

“와~” 하고 감탄하는 그 모습,

빛나는 신발 불빛을 따라

복도를 달리며 깔깔 웃던 뒷모습을 보며

어찌나 흐뭇하던지요.


우주 체험존에서는

서로를 바라보며 까르르 웃었고,

전투기의 속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알아가는 듯한 표정도 지었습니다.

엄마로서는 그 어떤 생일파티보다

이 하루가 더 값지고, 더 오래 기억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박물관에서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던 길,

아이들이 주차장에서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놀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보여

결국 동네 단골 키즈카페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익숙한 공간에서 마음껏 뛰고,

반가운 장난감들과 놀며

아이들은 두 돌 생일의 마지막 순간을

신나게 마무리했어요.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예린아, 서린아

오늘 하루, 너희의 웃음 속에서

엄마는 또 한 번 자라는 마음을 느꼈단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세상 누구보다 빛났던 너희의 두 번째 생일.


특별한 선물은 준비하지 못했지만

엄마는 오늘 너희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어.

“내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이 말이 오늘 너희에게

가장 따뜻한 생일 선물이 되기를 바란단다.


지금처럼 눈을 반짝이며

세상을 궁금해하고,

손을 잡고 함께 걸으며

작은 것에 웃을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 주었으면 해.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는 언제나 너희 곁에 있을 거야.

조용히 손을 내밀면 닿는 거리에서

늘 너희를 응원할게


우리의 두 번째 봄,

정말 고마워

그리고 진심으로,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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