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
1년짜리 석사생활을 시작한지 반년여만에, 미국 회사에 취업이 됐다. 당시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어딘지, 팔로알토가 어딘지도 잘 몰랐었다. 캠퍼스 리쿠르팅을 온다기에 지원하고, 면접 기회가 주어져서 열심히 면접을 봤었다. 처음으로 겪는 미국 테크 회사들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면접들을 거쳐서 첫 오퍼를 받았다. 팔로알토에 위치한 그루폰 본사의 테스트 엔지니어 포지션.
원래 원하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포지션은 아니었지만 사실 테스트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잘 구분 못하던 학생이었고, 협상 같은 것도 전혀 몰랐기에 그저 주어진 오퍼와 그 크기에 감사했다. 한달에 월세와 생활비를 포함해서 $1500 정도에 살던 대학원생에게 당시 한화로 1억이 넘는 연봉의 오퍼는 너무나도 놀라웠다.
그리고 박사 진학을 목표로 온 석사 과정에서 두학기만에 와... 박사는 가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도피성(?)으로의 취업도 있었다. 시기가 좋아서 취업이 수월했었고, 나같은 외국인 학생에게까지 기회가 왔던 때라 운이 좋기도 했었다. 그래서 1년여전에 한국에서 미국 대학원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생각하지 못했었던 미국에서 일하는 삶이 시작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