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외쿡인노동자 Oct 28. 2020

경력보유 미국이주여성의 커리어를 돕는 창업가 김도연

이주여성들의 커리어 설계와 지속적인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심플스텝스

이번 줌터뷰 게스트는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여성들이 미국에서도 경력을 개발하고 계속해서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미션을 가진 Simple Steps 라는 비영리단체의 Founder 인 김도연 님입니다. 도연님은 한국에서 학부/석사를 마치고 IT 컨설턴트로 좋은 커리어를 쌓으시다가, 결혼 및 미국 이주로 인해 커리어를 많이 바꾸게 된 경우이신데 본인 스스로가 미국이민/결혼/출산/육아 등의 life events 에 맞춰 스스로의 커리어를 개척하시면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다른 미국이주 여성들의 커리어 설계를 돕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셨습니다.



도연님 커리어 및 life events 를 시기별로 나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대학 생명과학/컴퓨터공학 전공 - 경영공학 석사 - IBM IT Consultant 5년 (한국) – 미국으로 이주+결혼 – Career Development Coordinator @Fuqua School of Business, Duke University (1년) – 첫째 출산 – Kennedy School of Government, Harvard 석사(2년) – Development & Fundraising @ UN Global Compact Foundation (1년) - JUMP co-founder (6년) – JUMP 중간에 둘째 출산 – Simple Steps founder (3년, 현재)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비영리 스타트업 ‘심플스텝스' 대표로 일하고 있는 김도연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IT 컨설턴트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대학시절부터 nonprofit 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직장생활 5년차쯤 됐을 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함 도전해보자 마음 먹었고 커리어 전환을 목표로 미국으로 왔어요.



한국에서의 커리어와 삶에서의 변화


어떤 일로 커리어를 시작하셨었나요?  

학부에서 바이오와 컴퓨터사이언스를 공부했고 경영대학원에서 경영공학을 전공했어요. 첫번째 직업으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했어요. 선배들한테 물어보기도 하고요.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문화, 분위기를 가진 회사들을 추천해주는 선배들이 있었는데 추천대상 중 하나가 IBM이었어요. 그리고 컨설팅을 하면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했고요. 실제로도 입사해서 재미있게 일했던 것 같아요.


인생에 변화가 생긴 계기  

앞에서 직장생활 5년차쯤에 진로 고민을 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내가 현재 하는 일을 계속 할지’ vs. ‘해보고 싶었던 일에 한번 도전해볼지’ 2가지를 놓고요. 첫번째 옵션이 소위 안정적인 선택이라면, 두번째 옵션이 risk-taking opion 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두번째를 선택할 때의 worst case 시나리오를 생각해봤어요.  ‘실제로 해봤더니 내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다르고 별로라서 그만두고 다시 예전에 하던 일로 돌아오는 것’ 이더라구요. 동기들보다 내가 돌아간 시간만큼 늦게 승진하겠죠.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겠더라구요.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경력 전환에 도전해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근데 그래서 어떻게 시작할껀데.. 생각하니 막막하더라구요. 비영리단체 자원봉사는 대학 때부터 해왔지만 막상 이걸 업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차원이 다르더라구요. Nonprofit은 주변에 물어볼 지인이나 선배도 없었고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게 가능한지도 몰랐어요. 할 수 있는 만큼 자료도 찾아보고도 수소문도 하고 ㅎㅎ 그 당시 남친이었던 남편이 유학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nonprofit, social entrepreneurship분야가 먼저 성장해 있었고 롤모델도 있고 전문적인 커리어를 갖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보상 수준은 물론 private sector에 비하면 낮지만 사회에서 그런 일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존중하는 문화도 어느 정도 성숙되어 있었구요. 언어 장벽도 있고 불확실함이 더 크지만 그래도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이주하기로 했어요.


변화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겪었고, 어떻게 부딪히셨는지

미국으로 이주하는 시점에 소박한 결혼식을 하고 (미국에서) *F2 비자로 첫 미국생활을 시작했어요. Work permit이 없었기 때문에 자원봉사나 공부 밖에 할 수 없었는데 첫 몇달은 좋은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본인에게 주는 휴식 또는 재충전 기간이라 여기고 영어공부도 하고 다음 커리어 준비도 하구요. 꾸준히 (분위기 봐서 North Carolina 주의 대학가 동네 소개도 잠깐) Habitat for Humanity 같은 큰 조직, 작은 조직 등 여러 곳에서 볼런티어로 일하면서 미국의 비영리 경험도 하고 그 분야 사람들과 사귀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이런 방식으로는 내가 직업을 갖기가 정말 정말 어렵겠구나 깨달았어요. 한국에서 쌓은 사회적 자본도 모두 리셋되었고요. 영어도 잘 못하고 관련 분야 경력도 없고 남편도 아직 학생이니 work permit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구요. 심지어 남편은 공부 마치고 job에 따라서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잖아요. (난 누구니 여긴 어디니 딱 그런 심정 ㅎㅎ)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 좀 더 주도적으로 내 앞길을 준비해야겠구나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남편이 다니던 학교에 career development center가 있었는데 졸업생 네트워크와 재학생을 연결해주고 졸업생들 다니는 회사에서 캠퍼스 방문해서 하는 리크루팅 이벤트 코디하는 일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얼른 지원했죠. 외국인 학생들이 잡서치 하는 것도 옆에서 배울 수 있었고 실전 비즈니스 영어도 할 수 있고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남편이 졸업하고 뉴욕에 직장에서 일하게 되어 뉴욕으로 이사했어요. 전 미국에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고 GMAT 시험보고 에세이를 썼죠. 예상하시겠지만 가족계획은 뜻 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아요. ㅎㅎ  대학원 합격 통지를 받고 3개월 후에 첫 아이를 출산했어요.


편집자주: F2 는 학생비자인 F1 의 배우자 비자로 미국 체류는 가능하나 일을 할 수는 없는 비자입니다


미국에서 (다시) 커리어 쌓기


Harvard MPA 로 진학하게 된 계기와 이유

아무래도 MBA 학위가 외국인으로서 취업하는데 유리한 편이어서 (경쟁도 치열하지만) MBA 과정을 공부할까도 고민했는데 내가 바라는대로 Nonprofit 커리어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쌓고 싶은 분야의 전문성을 배울 수 있는 public policy 전공을 선택했어요. 첫 아이 생후 두달쯤에 대학원 첫학기가 시작했어요. 당시 남편은 뉴욕에서 외노자 생활을 시작했고 저는 보스턴에서 학교를  다녀야 했거든요. 대학원 첫해에는 한국에 계신 친정 부모님께서 아이를 키워주셨어요. 8-12월 첫학기를 마치고 겨울방학에는 한국에서 아기랑 지내고 개학하는 날 보스턴으로 돌아가서 1-5월초 두번째 학기를 마치고 일부러 여름인턴을 한국에서 찾았어요. 아기 옆에 있으려구요. 사실 대학원 첫해는 좀 우울했어요. 마음 절반은 한국에 가 있고 계속 마음이 붕 떠있다고나 할까. 미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서든 미국에서 열심히 네트워킹하고 인턴도 미국에서 찾고 그렇게 해야 하는데 사실 그렇게 독하게 마음 먹어지지가 않았어요.


대학원 첫 1년 마쳤을 때 남편이 보스턴 오피스로 transfer 승낙 받고 아이를 한국에서 데려오고 드디어 세 식구가 보스턴에서 뭉쳤어요. 2년차에는 육아하면서 학교 다니고 그 다음 단계 고민도 하고 잡서치도 하고… 어쨌든 남편도 저도 2~3년 정도 미국에서 일해보고 그 다음 단계를 결정하자라고 방향을 세웠어요.


석사 졸업 후에는 어떤 일을?

마지막 학기에는 닥치는 대로 관심있는 회사에 지원했어요. 주로 감감 무소식, 가끔 인터뷰하자는 연락 받고 인터뷰 하고 나면 또 연락없고. 결국 졸업식날에도 전 잡 오퍼가 없었어요.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서 계속 잡서치를 했어요. 수없이 낙방하다 다행히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UN Global Compact Foundation 이라는 비영리단체인데 UN 산하조직의 펀드레이징을 맡아서 하는 재단이에요. 펀드레이징 계획 세우고 기업 스폰서십 전략 세우고 도너 관리하고 리포팅하고 하는 일들을 하는 곳이에요. 저는 거기에서 1년동안 일했는데 제가 했던 것 중에 한가지를 소개하면 paper-based 로 관리하던 donation transactions를 세일즈포스 시스템으로 옮기는 프로젝트를 했어요.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서 정말 재미있게 일했어요. 그런데 *영주권을 스폰서해주는 employer가 아니어서 아쉽게도 더 오래 일하지 못했네요. (당시 남편은 H1b로 일하고 있었고 영주권 프로세스 초반)


편집자 주: 대학원생일 때에는 F1 이라는 학생 비자가 나오고, 대학원을 졸업하면 OPT 라는 1년간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주어집니다. 보통 OPT 기간 동안 취업하여 H1B 라는 외국인 노동자 비자를 받으며 취업한 회사나 기관에서 H1B 를 스폰서해주는데 비영리단체의 경우 주로 higher education, research institute 등에서 스폰서가 가능합니다.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두번의 창업

 

첫번째 창업, JUMP

대학원에서 만난 동료들 중에 비전이나 관심분야가 비슷한 사람들이 같이 창업했어요.그 당시에 Teach for America 라는 비영리조직이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었어요. 미국 유수 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들의 미국에서 public education system이 가장 낙후된 지역에 파견되어서 2년 정도 퍼블릭 스쿨 선생님으로서 아이들 가르치는 모델이에요. 영감을 받아서 우리도 이와 비슷한 모델을 한국에서 시작해보자 의기투합했어요. 점프는 한국의 교육격차와 교육 기회의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미션을 갖고 시작되었어요. 서울경기 지역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다문화센터에 교육받은 대학생 선생님들을  파견해서 다문화가정 및 소외계층 어린이들 (초등~중학교) 에게 1년간 정서 그리고 학습 지도를 하는 모델이에요. 대학생 선생님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사회인 멘토들로부터 진로, 학업, 인생 등등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제공해줘요. 그 대학생들이 사회인이 되면 멘토가 되고, 어린이들이 성장해서 대학생이 되면 선생님이 되어서 후배 동생들을 가르치는 선순환모델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어요. 저는 펀드레이징, 해외 멘토 네트워크 구축, 파트너십 발굴 등의 일을 맡았어요.


두번째 창업, Simple Steps

심플스텝스는 2017년에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비영리단체에요. 비영리라는 뜻은 조직의 존재 이유가 영리추구보다는 미션 달성이 우선한다고 보시면 돼요. 심플스텝스는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여성들이 미국에서도 경력을 개발하고 계속해서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미션을 갖고 있고  교육,네트워킹,취업준비,취업연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프로그램 상세 소개는 라이브에서 더 자세히!)


편집자 주: 아래의 세 문단은Simple Steps 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도연님의 창업 스토리입니다. 발번역(!)이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번역으로는 이 느낌을 전달하기가 어렵고, 내용 자체가 창업 자체여서 원문으로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Doyeon first came to the US with the aspiration of becoming a social entrepreneur. She was the mom of a one-year-old when she started her master's degree in public policy. Upon graduation, she moved to New York and began the life of a working mom—filled with early drop-offs at pre-school, hurried rushes to the train station, and many dinners at the kitchen counter. Doyeon worked at several nonprofit organizations, one of which she co-founded with her graduate school colleagues. After having her second child, working full-time became more challenging—the physical and emotional cost gradually grew out of control.


In an effort to face up to her new reality, she navigated various employment options, including part-time jobs, remote work, and pro-bono consulting. During her study and work, Doyeon met many immigrant women like herself and heard their stories of adapting to a different and challenging life in the US. Most of them expressed the feeling of being isolated and unappreciated; they had either discontinued their career or barely managed to stay in the workplace. Doyeon witnessed a lot of talented female immigrants choosing family over a job. She realized that their challenges came from limited support networks as well as the language and cultural barriers. They were in desperate need of allies who can have their back and open doors for new opportunities.


Doyeon started Simple Steps in 2017 to help talented immigrant women to continue their career aspirations, and to invite more employers and sponsors to discover the untapped talent pool. Simple Steps envisions a diverse, equitable, and inclusive workplace where women can overcome the systemic barriers and fulfill their professional dreams.



꿈과 고민들


이루고 싶은 꿈은? 그리고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은?

꿈은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 없이 삶의 궤적에 따라 0~1의 스케일 사이에서 때론 0에 좀 더 가깝기도 하고, 1에 가깝기도 하면서 흘러가듯 두 가지를 지속해나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길 바래요. 여기에 더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면 더 좋겠죠. 저는 은퇴 나이가 따로 없는 제 일이 참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계속 제가 할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막막하고 힘들어도 하루하루 내가 해야하는 일 꾸준히 해나가는 것.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주저앉고 싶을때 다시 한번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힘이 되어주기를.


고민은 어떻게 하면 심플스텝스를 sustainable organization으로 만들 수 있을까. Day1부터 지금까지 계속  하는 고민, 앞으로도 계속 할 고민.


Simple Steps 홈페이지 :-)

https://www.simplestepscc.org/




미국에서 워킹맘으로 살아가기, 한국-미국 양국에서의 커리어 쌓기, 미국에서의 non-profit 창업 등 다양한 경험을 나눠주실 예정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11월 1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미국 서부시간으로는 10월 31일 토요일 밤 10시부터 두시간 동안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여성들이 미국에서도 경력을 개발하고 계속해서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Simple Steps 의 Founder, 김도연님과 줌터뷰 라이브에서 만나요! :)


http://www.zoomterview.com/


+ 줌터뷰나 줌터뷰 게스트들에 관한 질문이나 문의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으로 문의주세요 :)

https://open.kakao.com/o/gFgfIOe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