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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Jan 13. 2021

뉴 아이콘, 올리비아 로드리고

2021년 최초의 히트곡, MZ세대 히트 새 문법


2021년 최초의 히트곡

drivers license


2021년 최초의 히트곡은 2003년생 신인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의 ‘드라이버스 라이선스(drivers license)’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의 미국 톱 50 차트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하루 만에 568만 회 이상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역사상 여성 가수 최고의 싱글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다음 주 1월 4주차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데뷔도 무난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드리고는 마일리 사이러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있는 디즈니 채널 출신 스타다. 2016년부터 배우로 활동을 시작해온 그는 2019년 디즈니의 인기 뮤지컬 영화 시리즈 ‘하이스쿨 뮤지컬’을 드라마화한 ‘하이 스쿨 뮤지컬: 더 뮤지컬: 더 시리즈(High School Musical: The Musical: The Series)’의 주연을 맡으며 미국 십 대들의 인기 스타로 거듭났다. 


주로 배우로 활동해왔던 그는 지난해 ‘하이스쿨 뮤지컬’의 사운드트랙 ‘올 아이 원트(All I Want)’를 작곡하며 가수로도 어느 정도 이름을 알렸다. 올해 유니버설 산하 인터스코프, 게펜 레코즈와 계약을 맺으며 출발을 알린 신인이다. 이번 ‘드라이버스 라이선스’의 히트는 2021년 음악계의 팬덤, 소셜 미디어 파워를 보여준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


cruel summer - olivia rodrigo (taylor swift cover)


테일러 스위프트의 사랑을 받다


로드리고의 인기를 견인한 일등공신은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다. 지난해 ‘포크로어(folklore)’와 ‘에버모어(evermore)’ 두 장의 앨범으로 호평과 상업적 성과를 모두 거머쥔 테일러는 로드리고가 동경하는 대상이며, 테일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신인에게 격려와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테일러와 로드리고의 인연은 지난해 로드리고가 MTV 인스타그램(Instagram) 계정 온라인 라이브에서 테일러의 노래 ‘크루얼 서머(Cruel Summer)’를 커버하며 시작됐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 영상을 자신의 계정에 공유하며 ‘재능(The Talent)’라 칭찬을 남겼고, 로드리고는 감격하며 테일러의 메시지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홍보했다. 


‘드라이버스 라이선스’ 발매 후에도 각별한 인연은 이어졌다. 미국 아이튠즈 차트 3위에 오르자 로드리고는 ‘테일러 노래 다음 내 곡이 있다니!’라 감격하는 게시물을 올렸는데, 테일러는 댓글로 ‘마이 베이비, 정말 자랑스럽다(I say that’s my baby and I’m really proud)’라며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로드리고는 이를 캡처해 2007년 테일러의 호라이즌 어워드(Horizon Award) 수상 소감 붙여 틱톡(Tiktok)에 공유하기까지 했다. 데뷔 전부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의 지지를 얻고 시작한 셈이다.


Olivia Rodrigo - drivers license (Official Video)


싱어송라이터의 자질


노래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드라이버스 라이선스’는 17세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성숙한 목소리로 미국 십 대들의 일상 속 사랑과 이별을 풀어낸다. 코난 그레이(Conan Grey), 루이스 카팔디(Lewis Capaldi) 등 인기 가수들의 프로듀싱을 맡은 대니얼 니그로(Daniel Nigro)가 곡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로드리고의 노랫말이 화제다. 이별 후 운전면허증을 따 처음으로 차를 모는 소녀의 슬픔을 담은 이 가사는 보편적인 이별의 정서로 공감을 불러왔다. 동시에 현지 십 대들에게 ‘하이 스쿨 뮤지컬’에 동반 출연했던 배우 조슈아 바셋과의 관계를 암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십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운전면허증으로 생동감을 불어넣고, 가사 속 주인공의 애인을 앗아간 ‘금발 소녀’가 조슈아 바셋과 교제 루머가 돌았던 배우 사브리나 카펜터를 의미한다는 소문이 곡에 흥미를 가져왔다.



POV 커버, 틱톡 바이럴


미국 십 대들이 주로 활용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틱톡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틱톡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드라이버스 라이선스’ 커버 영상이 인기를 모으며 ‘바이럴’을 일으키고 있다. 틴에이저들은 로드리고의 슬픈 이별담을 '나의 이야기'로 깊이 공감하고 있다.


확산의 주제는 ‘관점(POV)’으로,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 속 주인공의 시선, 떠난 연인의 시선, 그런 주인공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 등 곡을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7년 윤종신의 ‘좋니’가 인기를 얻자 신인 가수 민서가 답가 ‘좋아’를 불러 주목받은 것을 연상하면 쉽다. 현재 틱톡에서 이 곡의 해시태그 관련 영상 총조회수는 7억 2천만 회 이상이다. 


‘드라이버스 라이선스’ 공개 전부터 꾸준히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곡을 홍보해온 로드리고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자가 홍보로 현재의 인기를 견인했다. 노래 공개와 동시에 ‘드라이버스 라이선스’의 작곡 과정을 압축하여 공개한 것 역시 곡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현재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틱톡 계정 팔로워는 30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83만 명을 돌파했다. 



MZ세대 새로운 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성공은 2021년 MZ세대의 취향과 홍보 방법의 인상적인 사례다. 재능을 바탕으로 SNS를 통해 자체적인 홍보와 정체성을 확립했으며, 동경하는 선배에게 인정받으며 미국 최대의 팬덤의 지지를 확보했다. 직접 겪은 연예계 루머와 곡을 연관 지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틱톡 바이럴 마케팅을 이끌었다. 실력있는 MZ세대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성공담이다. 


그 바탕에 진솔한 노랫말과 깊은 목소리의 팝 발라드를 만든 로드리고의 실력이 있음은 물론이다. 해외 평단 역시 로드(Lorde),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알레시아 카라(Alessia Cara)를 잇는 싱어송라이터의 등장에 환호하는 것이 그 증거다. 새로운 MZ세대 스타의 가능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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