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여름을 칠-아웃할 명도(名刀)의 메이저 데뷔.
1996년 생 알렉스 크로산(Alex Crossan)은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삶을 보낸 영불 해협의 작은 섬 건지(Guernsey)에서 자랐다. 인구 6만에 클럽이라고는 하나밖에 없었던 작은 섬에서 그는 십 대 시절 기타를 손에 넣고는 가스펠부터 하드코어, 펑크 록 밴드로 음악을 시작했다. 열여섯 되던 해 마법의 음악 프로그램 에이블톤 라이브(Ableton Live)를 접하고 일렉트로닉으로 진로를 정한 알렉스는 스코틀랜드 태생으로 칸예 웨스트의 굿 뮤직(G.O.O.D Music) 컴필레이션에 'Mercy'를 선사한 허드슨 모호크(Hudson Mohawke)를 우상으로 삼았고, 블러의 프런트맨 데이먼 알반이 론칭한 괴짜 밴드 고릴라즈(Gorillaz)의 < Demon Days > 앨범을 처음 샀다. 일본의 명도(名刀)이자 원한에 물든 검이라는 전설의 무라마사(村正)가 그의 새 이름이 되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작품을 공개하며 활동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무라 마사는 가장 촉망받는 히트 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 힙합과 퓨처 베이스, 1990년대 R&B를 적절히 배합한 그의 트렌디한 비트 메이킹은 최근 음악 라디오에서 핵심 단어로 자리한 'Chill-Out'을 어렵지 않게 연상시킨다. 신세대 소울/일렉트로닉 아티스트 나오(Nao)와의 몽환적인 'Firefly'로 주목받은 그는 곧바로 대박을 친다. 힙합 씬의 '패션 킬라(FashionKillar)' 에이삽 라키(A$AP Rocky)와 함께한 'Love$ick'은 단순한 피아노 루프와 에이셉의 그루 비한 랩이 더해지며 스포티파이 차트에서 영/미 동시에 1위를 차지했다.
무라 마사가 지향하는 바는 선명한 팝이다. 게스트 보컬의 진가를 120% 발휘하는 비트는 한 번 듣고 기억할 쉬운 멜로디를 갖췄고, 신비로운 멜로디 샘플링은 깊은 각인을 새긴다. 트로피컬 바운스의 '1 Night'은 찰리 XCX(Charli XCX)의 복고적인 보컬과 라이브 드럼 셋, 미디 마림바(Marimba)가 훌륭한 조합을 이루고, 자신의 우상 고릴라즈(Gorillaz)의 데이먼 알반을 초청한 'Blu'는 왜곡된 보컬과 간단한 구조의 멜로디 라인, 뿌연 안갯속 아름다운 하프시코드 아르페지오가 울려 퍼진다. 디자이너(Desiigner)에게 제공한 'All around the world'는 동양의 피리소리를 빌려온 아주 세련된 트랩이다. 아티스트에 최적화된 곡을 써내면서도 본인의 정체성만큼은 공고하다.
무라 마사는 디지털 음악 SNS로부터 커리어를 시작했고, 인터넷 팔로워들을 통해 인기를 얻었으며 그 신을 대표하는 영건이다. 무라 마사의 프로젝트는 하나의 단일 앨범, 또는 단일 싱글을 겨냥하지 않고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한 테마, 그러니까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쌓아나가겠다는 어린 야심이 제일의 목표다. 스트리밍 방식의 음악 소비 형태에서 그 스스로 '장기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쳐나가는 방법을 배웠다'라고 말하는 걸 보면 현대 음악가들이 지향하는 바가 어느 정도 보인다. 좋은 작품을 만들면서 장기적으로 호흡하는 것, 긴 그림을 보면서 시대에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고 충격을 안겨주는 것.
이제야 스물 하나가 된 무라 마사의 메이저 데뷔 앨범은 현지 시각 7월 14일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