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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nmee Digital Marketer Aug 12. 2020

[해외마케팅] 영국과 미국 시장의 차이는?

영국과 미국.



제가 완전 꼬꼬마 어린아이였던 시절, 영국과 미국이 영어를 사용한다는 사실만 간신히 알았을 때의 일화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시기에 저는 캐나다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요, 캐나다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 캐나다, 영국과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외모가 모두 비슷해서 당연히 그들이 거의 형제의 나라인 줄 알았습니다. 어차피 북미 지역 백인 계통 사람들의 선조는 유럽에서 건너왔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이건 초등학생인 저 혼자만의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영국인이랑 미국인은 어차피 똑같으니까 너네 캐나다 사람들도 결국에는 다 똑같은 거 아니야?"라는 발언을 해버린 순간, 교실 모두에 정적이 흘렀습니다.


캐나다는 정부도 영국의 국왕을 국가 원수로 칭하는 입헌군주제를 택하고 있고, 영연방의 가입국이니만큼, 그때 당시에는 제가 어렸으니까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 칩시다. 하지만 미국을 영국과 동일시하는 저의 발언은 참으로..... 무식했습니다. 아무리 초등학생이어도 말이죠. 그때는 뭐 어리니까 선생님도 저를 이해해 준 것 같아요.


미국과 영국. 둘 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아시다시피 엑센트도 다르고, 일부 사용하는 단어도 영 다릅니다.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를 미국 영어로는 그대로 elevator라고 하지만, 영국에서는 lift라고 하죠.


같은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점이 생각보다 많은데요, 그렇다면 영국인과 미국인의 전반적인 성격도 다르고, 소비 패턴 및 습관도 다른 것이 자명하겠습니다. 가깝지만 먼 나라라고 할 수 있으려나요ㅎㅎ 굳이 비교를 하면 마치 북한과 남한의 특성과 소비자의 성격이 다른 것처럼, 영국과 미국도 비슷한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US News
US News

Visual DNA라는 리서치 회사가 2013년도에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인은 미국인보다 소비를 하는 데 있어서 신중하게 지출할 가능성이 3 배 더 높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영국인 10,000명, 미국인 10,000명, 총 20,000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영국인들은 금전적인 소비를 할 때 돈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유독 조심히 행동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었네요. 그들은 지출에 관련한 모든 장단점을 생각해 보고, 왜 그 소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지 구매를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보다 현실적인 입장에서 고려를 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영국이 유럽 대륙에 위치해 있다 보니 미국보다 보수적일 것이라는 예상은 했습니다. 왜냐하면 유럽 사람들은 생각보다 진짜 보수적이거든요...... 프랑스에 있으면서 느꼈습니다.


Visual DNA의 분석에 의거해서, 영국인은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편이고, 미국인은 감정적인 소비를 하는 편이라고 나눠보겠습니다. 이분법적으로 시장을 나누는 것 자체를 함부로 하면 안 되지만, survey 결과가 이렇게 나온 이상 영국과 미국의 소비특성의 큰 틀을 보기에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됩니다.


미국인은 자신이 지출하는 소비에 대해서 스스로 관대한 평가를 내리고, 소비 선택에 대한 자신감이 많다고 합니다. 넓은 땅덩어리에 살면서 인생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서 그런지 '난 나 자신을 믿어!', '내가 한 선택은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해 줄 거야!'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감정을 기반으로 한 소비를 하는 비율이 영국인보다 약 5 배 더 높다고 합니다.


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돈을 더 편안하게 사용하며, 신용 카드를 이용해서 지출하는 빈도가 더 높습니다. 미국의 신용 경제는 영국보다 훨씬 크고, 신용 및 정부 기관이 신용을 이용해서 지출을 하는 것에 대해 관대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잘못하다가는 신용카드 빚을 제때 갚지 못해 파탄이 나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credit score 관리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큰 지출 (예를 들면 집, 자동차 구매)를 할 때, 돈을 얼마나 지불해야 하는지 credit score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저도 한창 머리 굴려가면서 credit score 관리하느라 진 빠질 때가 있었습니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최대한 720 점 이상 유지를 해야 신용 평판을 좋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Credit Score


미국에서 차를 사려고 했던 때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차 구매를 할 때 리스 옵션이 있길래 가격을 매겨보았더니, 제 credit score을 입력하는 순간 (Excellent에 속하는 점수입니다) 월마다 내야 하는 비용이 눈에 띄게 저렴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평소에는 큰 금액대의 구매를 할 일이 없다 보니까 credit score의 위력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은데, 이렇게 큰 지출을 할 때 아주 존재감이 빛을 발하더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미국인은 신용을 이용해서 지출을 하는 데 익숙한 편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영국 시장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효과적으로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까요?


영국 시장에서는 가격 대비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효용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될 것 같은데요. 현실적인 입장에서 구매를 하는 영국 사람들이니, 제품/서비스가 제공하는 benefit에 비해 가격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때 단호히 뒤돌아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높은 가격에 합당하는 제품/서비스를 고객에게 선사하거나, 그러지 못할 것 같으면 처음부터 싸게 싸게 가는 것도 방법이겠죠.


영국에서 성공한 서비스 하나를 예시로 들겠습니다. 

비싼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 요즈음 대부분의 나라에서 비교적 흔하게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데요. 영국에서 이 비즈니스가 유독 대박을 쳤다고 합니다. 명품 브랜드의 원조인 유럽 지역에 위치한 만큼 소비자가 제품을 대하는 눈이 더 높을 텐데, 명품의 가격은 대부분의 소비자에게는 그다지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니까요. 요즘 명품이 좀 비싸야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명품 대여 서비스는 합리성을 추구하는 영국 소비자에게 딱입니다.


Getty Images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떤 서비스가 소비자를 사로잡을까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소비자의 심금을 울릴 수 있도록 감성적인 마케팅을 하는 서비스가 미국 소비자에게 더욱 효과적입니다. 영국에서 잘 나가는 명품 대여 서비스가 미국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포커스를 두기보다는, 명품을 대여함으로써 소비자가 얻는 자신감, 뿌듯함, 당당함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사용하죠. 이를 토대로 소비자에게 자신감을 선사하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 수많은 충성 고객을 양산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잘 나가던 회사가 미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네요.


영국과 미국을 아우르는 명품 인더스트리에서 일하는 C급 직책을 가진 임직원의 말을 빌려 보겠습니다.


"영국의 소비자는 미국이 몇 백 년 이내에 경험한 경제적 성공 사례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더 비관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영국인은 실패에 대한 임계 값이 낮고 위험을 감당하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적습니다. 미국이 실패를 강한 힘을 키우는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는 반면, 영국은 실패를 암담한 미래의 신호로 보고 더욱 안정적인 곳을 찾아 떠나는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Visual DNA survey 자료를 바탕으로 영국/미국 소비자의 특성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수출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별 소비자 특성이 아닌, 타깃 하고자 하는 지역별, 연령별 소비자 특성을 최대한 파고들어서 파악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모든 영국인들이 이성적인 구매를 할 리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감정이 없는 로봇도 아니고 말이죠. 미국도 동부, 중부, 남부, 서부 별로 소비자의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미국인 전체를 통틀어서 '감정적인 소비'를 하는 집단이라고 못 박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다룬 내용은 영국과 미국 소비자의 전반적인 성향일 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려요 :)


 글을  영국이나 미국 친구들이 읽는다면 조금 부끄러울  같네요ㅎㅎ 마치 외국 사람들이 북한과 남한의 특성/문화 차이에 대해서 빠짐없이 모두 알고 있는 척하는 것과 비슷하게 보일  같습니다. (물론 한국어로 작성해서 읽지 못한다는  정말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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