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일반화의 오류가 있는 제목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줘야 이목이 집중되니 어쩔 수가 없어요... 기자분들의 마음이 잘 이해가 됩니다. 이 글은 소셜미디어 회사에 다니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글이니,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회사에서 매일 올라오는 콘텐츠, 입력되는 유저들의 query 데이터를 보다 보면 게임, 뷰티, 드라마, 댄스, financial advice 등 너무도 다양한 분야에 정신을 못 차릴 때가 있습니다. Front end에서는 어떻게 서비스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려고 회사컴퓨터에서 데이터를 보다가도 스마트폰을 켜서 앱에 접속을 자주 하는 편인데요. 랩탑의 작은 화면, 그와 연결된 듀얼 모니터, 그리고 핸드폰을 다루느라 손과 눈이 왔다 갔다 하기 바쁩니다. 덕분에 일명 '팝콘 브레인'이라 하죠, 너무도 다양한 자극에 뇌가 정신을 못 차리고 팝콘처럼 이리저리 집중력이 튀어나가는 것을 아주 잘 표현한 단어입니다.
가장 중요한 core work를 하려고 노트북을 켜면, '앗 맞다, 중요한 거 하기 전에 급한 거부터 먼저 봤어야 했는데!' 하며 핸드폰을 집어 들기 일쑤이죠.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아서 집중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해보려고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제어 능력이 떨어져서일까요, 아니면 너무 안일해서일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일 할 때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집중력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매일매일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을 리스트업 한 to-do list를 만드는데요, 다행스럽게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집중력이 떨어진 점은 저희 같은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베이비 샤크 뚜루뚜루뚜루 두두~
유아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원색의 애니메이션 장면을 보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빠른 속도로 휙휙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른들 마저도 멍 때리고 집중할 수밖에 없는 아기 상어의 매력. 하지만 짧은 분량의 이 애니메이션은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굉장히 많이, 그리고 빠르게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짧은 attention span을 갖게 된 친구들은 커서도 집중력이 더 낮아졌으면 낮아지지, 결코 높아지기 쉽지 않습니다. 이거 정말 큰일 났네요.....
저는 잠들기 전에 머리를 식히려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는데 그마저도 집중이 안되고 차라리 시간이라도 아까지 싶어서 1.5배속으로 설정해 놓고 보는데요, 혹시 저 같은 분 또 계실까요! 우리에게 한정되어 있는 귀중한 24시간을 무수히 쏟아지는 콘텐츠를 시청하는데 온전히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우니까 빠른 배속으로 보아야 덜 억울한 기분입니다. 물론 집중력이 바닥이 나기 전에 얼른 완주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실제로 제 케이스와 비슷한 사람이 많다는 반가운 기사가 나와서 첨부합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120914492417997
오락을 위해서 나온 컨텐츠인데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마치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 마냥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가뜩이나 할 일이 많은데, 쉬는 시간에 보는 영상 하나도 마음 편하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네요. 저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귀중한 시간을 어디에 써야 할지... 앞으로 더욱더 많은 컨텐츠가 쏟아짐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컨텐츠의 양극화가 더욱 심하게 일어날 것입니다. 화질도 떨어지고 엉성한 CG와 내용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겠죠. 물론 돈이 다는 아니지만 대규모 투자를 받아 빵빵한 리소스로 제작한 재미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컨텐츠는 왠지 저희 마음에 쏙 들 것 같은데요? 잘 만든 컨텐츠의 경우 1.5배속으로 보지 않고 1배속으로 '여유롭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