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멘토가 필요하다

여기어때 창립멤버이신 김홍균 대표님과의 대화들

by ZEON

2025년의 초입이던 어느날, 우리의 투자자이자 존경하는 태양님께 연락 한통이 왔다.

"여기어때 창립멤버 중 한 분이신데, 한번 만나뵈면 좋을 것 같아 제가 연락드렸어요. 양면마켓 전문가이시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훌륭한 분이시니 꼭 한번 만나보세요"


그렇게 김홍균 대표님과의 만나게 되었다.

대표를 하다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스쳐가는 사람들, 기억에 남는 사람들, 그러다가 은인이 되는 사람들.


사업을 하다보면 멘토링과 네트워킹을 이유로 만나게 되는 여러 관계들도 많이 있지만, 실제로 유효한 배움을 얻기란 쉽지 않다. 배움이란, 내가 중요하면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해 나보다 앞선 경험들을 들려줄 때 발생하게 되니까. 즉, 배움이란 꽤 주관적이어서 나의 존경이 뒷받침될때만 일어난다. 이건 꼭 상대의 문제라기보다는 나의 문제인 경우도 많고, 그 시점에 내가 고민하는 주제 혹은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상대가 나보다 훨씬 깊은 경험을 갖고 있을 때 발생하는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네트워킹을 좋아하지 않는다. 창업자가 다른 창업자 만나는 것만큼 쓸데없는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친구나 멘토가 아니라면, 얕은 관계에서의 네트워킹성 창업자 만남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동종업계는 앞에서는 친한척 웃고 고객이 세일즈 전화하면 서로 까대기 바쁜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혐오하기 때문에 동종 업계 창업자는 잘 만나지도 않는다. 어차피 시장은 한정적이어서 사업자들은 마주할 수 밖에 없고, 결정은 고객이 하니까 그냥 고객이랑 이야기하는게 낫다.

그래서 처음에는 괜히 서로의 시간을 날릴까봐 만남을 조금 주저했던 것도 사실이다.


여기어때 창립멤버, 머스트잇 대표, 양면마켓 전문가.. 이 단어들을 떠올리면서 만나기전 이미지를 그렸던 것과는 반대로 환하게 웃으며 소탈하게 인사해주시는 모습에 긴장한 마음이 사라졌다.

이런 소탈함이 겸손인 것 같다. 겸손은 말이 아니라 태도니까. 그리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닌 자신의 여유를 보여주는게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 이 분은 멋진 분이다"라고 생각했다.

대개 산전수전 겪게되면 사람은 겸손하면서 자신의 주관은 명확하게 되니까.

그리고 멘토링이라는 상하위 관계가 정의되면 으스대며 들어오는 사람도 많으니까.


"안녕하세요 대표님,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세가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회사가 만드는 두가지인, 제품과 조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고, 마지막으로는 회사를 만드는 사람인 대표의 멘탈 관리 및 의사결정 방식 등이 제가 가장 관심있는 주제입니다. 그게 제 삶의 전부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우리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이야기가 나왔던건 위기를 넘어야 진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을 빠르게 해야한다는 이야기.

조직을 작게 가져가도 회사의 실적은 비슷할거라는 이야기.

초반에 여기어때를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어준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며, 오히려 제품은 창업자가 해야하는 일이고 시장에서 배울 수 있지만,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이야기는 경험해본 사람에게 배워야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확하게는 내가 겪어보지 않은 상황들을 겪어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그 상황에 빠졌을 때 패닉이 오는 시간을 조금 더 짧게 해주고, 과거에 들었던 조언을 바탕으로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홍균 대표님께 조직과 사람에 대한 대표의 의사결정과 생각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고, 이건 사람에게 얻는 유일한 배움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텍스트로도 전달받을 수 있지만, 배움의 강도는 스토리텔링에서 나오는데 그걸 경험했던 사람의 어조와 마음등을 통해 당시에 얼마나 고민했고,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를 더 느끼게 되니까 이건 꼭 만나서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독특했던건 김홍균 대표님은 생각의 구조화에 능하신 편이라, 만났던 회사들에 대한 설명을 하실 때도 각 회사들의 성공 방정식이나 철학을 명료하게 설명해주시기도 하셨다.

생각에 대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전개하는 방식이나 구조화된 사고 자체를 훔쳐보면서 배웠던게 더 기억에 남는다.


1시간 정도를 서로에게 기대했지만, 1시간을 훌쩍 넘기고 2시간 정도가 되었을까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표님 저희 한번 더 뵐 수 있을까요?"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내가 보낸 카톡이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분명 힘든 날이었을거다. 그런 상황 속에서 연락드린 것을 귀납적으로 유추해보면 나는 마음속에 이미 김홍균 대표님을 멘토로 모시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멘토가 필요하다.

멘토는 지식만을 전달해주지 않는다.

감정에 대해서 교류하고 공감하기도, 공감 받기도 하면서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에 대한 것은 고객에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것은 사람에게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나와 비슷한 경험과 고민을 앞서해봤어야 한다.


때로는 너무 외로운 길을 걷거나, 처음 겪는 상황들에 당황할까 걱정되는 사람들이라면,

아니 당연하게도 대표들은 그런 사람이니까, 우리에게는 멘토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멘토 김홍균 대표님을 추천한다.

CEO ROOM을 시작하신건 분명 그의 선한 뜻에서였을 것이다. 이 글은 멘토님에 대한 헌정사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람에 대한 것을 사람에게 배우고, 그 시간들에서 치유받기를.

그리고 끊임없이 배워가기를.


이 글을 빌어, 하루 하루 고군분투하는 모든 CEO들에게 경의와 존경, 격려와 애환, 당신과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람이 여기도 있다는 위로를 함께 드린다.

세상을 바꾸자. 더 나은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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