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트렌드 #3
MZ 세대의 블로그 활용법이 바뀌고 있다는 소식, 들어보셨나요? 정제된 이미지만 선별해 올리는 인스타그램에 피로감을 느끼고, 꾸밈없는 일상을 담는 공간으로 블로그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죠. MZ 세대의 블로그 활용법이 변화했듯, 기업 블로그 역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핵심 가치, 비전, CSR 등을 일방향적으로 전달하는 블로그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기업 블로그는 이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커머스와의 경계를 허물어 콘텐츠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전문성 있는 콘텐츠로 업계에서의 성공 비밀을 나누는 것은 물론, 채용 브랜딩으로도 연결 짓습니다. 콘텐츠를 넘어 디자인으로도 이들의 가치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랑받는 기업들의 블로그 활용법, 이제부터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펀딩 플랫폼을 찾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입니다. 제품을 잘 만들어 홍보하고 싶은 창작자, 펀딩을 통해 창작자를 밀어주려는 소비자. 이들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해 와디즈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와디즈 블로그에서 조금 특별했던 포인트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보통 커머스에서는 특정 시즌이 되면 기획전을 열기 마련이죠. 신학기라면 문구류, 화이트데이 같은 기념일이라면 디저트나 선물하기 좋은 것을 모아두는 보통의 기획전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기획전은 콘텐츠로 부연 설명하고, 콘텐츠는 다시 제품 구매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기획전을 단순히 하나의 주제에 맞게 제품을 단순히 ‘모아 보는 페이지’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친환경을 테마로 한 펀딩 기획전, ‘그린메이커’가 그 예입니다. 앞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창작자를 인터뷰해 기획 배경, 이들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블로그 콘텐츠 ‘쓰레기의 가치를 알리는 사람들’로 실어냈습니다. 2824%를 달성한 바다쓰레기 오브제, 1119%를 달성한 업싸이클링 소품 쓰잘데기의 이야기를 콘텐츠에 담았고, 이는 다음 기획전 시즌을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2021년 이루어졌던 그린메이커는 2019년 대비, 2.7배의 서포터를 모으며 안정적인 성장을 보였습니다. 이번 기획전 역시 좋은 성적표를 거두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콘텐츠와 커머스의 사이좋은 연결, 배워보면 어떨까요?
와디즈의 콘텐츠는 블로그 이외에도 다양한 채널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제외하고, 텍스트 기반 채널로는 와디즈 캐스트,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등 다양한 채널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쪼개 쓰는 이유는 타겟과 채널별 전략을 다르게 쓰기 때문입니다. 즉, ‘창작자에게는 꼭 필요하지만, 소비자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와디즈는 창작자에게 상세페이지 구성, 브랜드 스토리, 제품 촬영 등에 유료 솔루션을 판매합니다. 창작자가 촬영, 홍보를 신경 쓰기 어려운 부분에 전문 인력을 투입해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죠.
또한 목표금액 설정, 광고 전략 짜는 법 같이 ‘성공적인 펀딩을 위한 팁’을 담은 콘텐츠도 있지만, 와디즈 블로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모두 ‘와디즈 캐스트’에 숨겨두었습니다.
유료 솔루션, 성공적인 펀딩을 위한 팁은 창작자에게는 솔깃한 콘텐츠가 아닐 수 없지만, 소비자에게는 불필요한 콘텐츠입니다. 오히려 제품과 창작자에 대한 호감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축에만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콘텐츠는 따로 분리해두는 전략. 타겟에 따른 선별적인 카테고리를 통해, 섬세한 활용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의 퇴사율은 일반 기업 대비 4배 높습니다. 기업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하더라도, 좋은 인재를 확보해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입니다. 오늘의집 블로그에서는 채용 브랜딩 차원에서 남다른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지원자에게는 채용공고 이상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이때, 구직자에게 필요한 건 현직자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구글 검색창에 ‘오늘의집 + 직무명’을 검색하면 오늘의집 블로그의 직무 인터뷰가 상단을 점유합니다. SEO를 고려해 작성되었고,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집 마케팅 리드 인터뷰를 보면, 팀의 기획 배경, 파트 구성, 조직문화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셜 캠페인, paid, crm, creator, 신규 기획 파트 등 어떤 파트에서 어떤 파트를 맡고 싶은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고, 어떤 이유로 합류했는지, 각 구성원은 어떤 역량이 있는지, 팀의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 오늘의집 블로그, ‘오늘의집의 데이터 마케팅 기반 만들기’
이들이 일하는 방식은 ‘아티클’이라는 형식으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 매니저가 작성한 아티클에서는 데이터 마케팅 개선을 위한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데, 캠페인에서 기준점으로 잡을 지표 설정, 유입 변수 확인, 세그먼트와 채널별 성과 관리, 최종 KPI 지표가 그리는 파이프라인 등을 소개합니다.
이는 해당 기업과 같은 O2O 커머스, 앱 기반 서비스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종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자연스럽게 ‘오늘의집이 데이터, 마케팅 분야에서 얼마나 전문적인지’를 보여줍니다.
UGC 콘텐츠의 비밀을 알아보려고 오늘의집 블로그를 찾은 마케터는 이 콘텐츠들을 통해 ‘이 사람들과 일한다면 믿고 성장할 수 있겠다’라는 믿음까지 갖게 됩니다. ‘우리는 이렇게 좋은 사람과, 이렇게 전문적으로 일합니다.’를 어떤 곳보다 잘 보여준 오늘의집 블로그. 우리 기업에 필요한 채용 브랜딩에 적용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업 블로그를 넘어 브랜드 미디어로 자리매김한 토스피드. 완성도, 기획력, 다양성 등 콘텐츠의 높은 수준은 이미 명성이 자자합니다. 토스가 콘텐츠만큼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일까요? 그 답은 UI에서 찾아보았습니다.
△ 토스피드 웹 메인 화면
토스피드의 웹 메인 화면은 블로그 메인 페이지라고 하기에 꽤나 낯선 형태입니다. 명색이 블로그인데 텍스트는 몇 자 없고, 동글동글한 카드형 요소가 방문자를 반기고 있죠. 가장 독특한 점은, 세로 스크롤 영역이 세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토스가 블로그를 이렇게 디자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피드’라는 이름에서 답을 찾아봤습니다.
‘피드’는 새로운 콘텐츠를 가볍게 탐색하고, 심플하게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UI입니다. 직관적으로 간결하게 기획된 ‘토스’ 자체의 정체성을 잘 담은 UI이기도 합니다. 불필요한 레이아웃 사용, 내비게이션의 사용은 최소화하고, 갓 나온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UI. 토스는 이러한 이유로 ‘토스피드’라는 이름에 맞는 UI를 사용했습니다.
피드를 구성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점은 탐색 과정에서의 인지 저하입니다. 비슷한 카드형 콘텐츠가 세로로 나열되는 경우, 유저는 변별력을 느끼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토스피드에서는 이를 ‘멀티미디어’로 보완했습니다. 실사, 일러스트, 움직이는 사진 등 미리보기 이미지에 변화를 주면서 신선함을 더했습니다.
‘호라이즌 스크롤링’ 역시 눈에 띕니다. 이는 텍스트 기반 SNS인 브런치에서도 사용되고 있는데요. 읽어나가는 지점이 어디쯤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상단에 스크롤바를 두었습니다. 한편, 웹의 경우 마우스오버 시 이루어지는 ‘플로팅 효과’ 또한 피드가 가진 단점을 보완해주었습니다. 각 기획 별로 묶어 놓은 ‘시리즈’, 필진 소개 영역 역시 모두 카드형으로, 간결하고 깔끔한 피드의 맛을 더했습니다.
△ 카드형으로 디자인된 토스피드 ‘시리즈’ 모아보기 화면
토스 블로그가 지닌 남다른 요소, 콘텐츠가 아닌 디자인 측면에서 살펴봤습니다. 오늘날 토스피드가 많은 이들에게 레퍼런스가 되는 이유는 콘텐츠만큼 차별화된 디자인 덕분이 아닐까요? 정체성을 살려줄 디자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고객에게 닿는 경험적 요소까지 촘촘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기업 블로그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블로그로서의 기능을 탈피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소비자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내가 좋아하는 그 브랜드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인상을 얻고 싶어 합니다.
또한, 브랜드를 표현하는 직무, 고객을 위한 글을 다루는 직무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마케터, 콘텐츠 전략가, 에디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채용 브랜딩 전문가까지. 이는 그만큼 기업이 소비자를 만나는 지점을 더 면밀하게 관찰하고, 남들과는 다른 포인트를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강화하고, 커머스와 채용과 연결 짓는 새로운 시도를 보며, 앞으로 더욱 다채로워질 기업 블로그를 기대해봅니다.
*참고 기사
· 조광현, 「와디즈, 미닝아웃 열풍 타고 그린메이커 시즌 3 론칭」, 매일경제, 2022. 3. 7
· 고선호, 「스타트업 떠나는 직원, 일반 기업보다 ‘4배’ 더 많다」, 이뉴스투데이, 202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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